기준금리 인상설 솔솔...이주열 한은 총재 퇴임전 2월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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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설 솔솔...이주열 한은 총재 퇴임전 2월 유력?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2.02.05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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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6명 중 3명 추가 인상 의견...소비자물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감안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 위원 6명 중 3명이 지난달 통화정챙방향 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국내외에서 견실한 수요회복이 이어지고 있고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주장외에도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에 이르고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만큼 한은은 어떤 식으로든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에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간 4차례 이상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과 3월에 0.5%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는 만큼 한미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방지를 위해서 한은이 3월 대통령 선거와 이주열 총재 퇴임전인 2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2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월 14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시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 금통위원은 "향후 실물 경제 회복세와 물가의 흐름, 금융시장 상황,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 정책 변화가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의 추이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준금리가 점차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해 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을 조심스럽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추진해도 견실한 국내외에서 수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경제회복세에 큰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면서 "그간의 금융불균형 누적으로 인해 소득 대비 부채 및 주택가격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장기균형 수준 대비 괴리율도 크게 높아졌다.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현 기준금리는 상당폭 완화적인 수준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경기와 고용 회복세를 저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근 높은 물가 오름세는 실질금리를 낮춰 금융 상황을 더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위원은 "경기와 감염확산 상황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보충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준금리를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미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바 있으므로, 그 파급효과를 관찰하는 과정도 필요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경기와 감염확산 상황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보충(make-up)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준금리를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인상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하면서 지난해10월(3.2%) 이후 넉달 연속 3%대를 이어갔다.물가가 넉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후 처음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연초부터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9%(1.56달러) 오른 배럴당 92.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90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WTI는 올해 들어 20% 가량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여파다. 

한은이 연내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미국 투자은행 전망이 나와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통화정책 정상화 로드맵 업데이트: 매파적인 Fed에도 2번 만 인상' 보고서에서 하반기 한국 기준금리가 1.7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은 한은의 추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퇴임 전인 이달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위험이 있어 보인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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