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러시아산 '티타늄' 구매 중단...탈 러시아 기업 대열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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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러시아산 '티타늄' 구매 중단...탈 러시아 기업 대열 합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3.0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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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객기 생산업체이자 방산업체인 보잉이 러시아산 '티타늄' 구매를 중단했다. 재고가 충분하고 공급원이 다각화됐다는 게 이유다. 티타늄은 철보다 40% 가볍지만 강도는 2 배 이상이며 내마모성이 강한 은백색의 금속으로 항공기와  자동차 내연기관 부분품, 골프클럽, 임플란트 소재 등으로 쓰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정부의 러시아 제재와 보조를 같이하려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애플, 나이키, BP와 쉘 등 탈러시아 기업 행렬에 보잉이 합류하면서 러시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항공기 생산업체 보잉이 생산하는 차세대 여객기 737.사진=보잉컴퍼니
미국 항공기 생산업체 보잉이 생산하는 차세대 여객기 737.사진=보잉컴퍼니

보잉은 7일(현지시각) "티타늄 재고와 공급원이 다양해 항공기 생산을 위한 티타늄 공급이 충분하며 장기 계속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올바른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구매중단 사실을 알렸다.

보잉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국제제재를 받아 티타늄 공급 차질이 발생한 이후 공급원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만큼 이번 조치에 따른 공급차질은 없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보잉이 러시아내 일부 사업을 중단했다"면서 "티타늄 공급업체 '브슴포 아비스마(VSMPO-Avisma)'의 관계도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보잉 측은 항공기 생산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 경영 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보잉은 필요한 티타늄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서 얻고 있다. 보잉은 티타늄 재고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하지 않은 737맥스와 787제트기도 수백대에 이르러 당장 티타늄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브슴포 아비스마 로고. 사진=브슴포 아비스마
브슴포 아비스마 로고. 사진=브슴포 아비스마

'브슴포 아비스마'는 "오랜 파트너가 계약을 중단해 유감"이라면서 "다른 시장을 위해 판매정책을 새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티타늄 공급국으로 전세계 생산량의 15~25%를 차지한다.

브슴포 아비스마가 생산하는 티타늄 잉곳. 사진=브슴포 아비스마
브슴포 아비스마가 생산하는 티타늄 잉곳. 사진=브슴포 아비스마

'브슴포 아비스마'는 러시아 국영 최대 방산기업인 로스텍(Rostec)이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티나늄잉곳과 티타늄 압연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세계 50개국 450여 개 기업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이 회사는 관계사로 티타늄 함유 원자재에서 티타늄을 추출하는 데 쓰이는 마그넴슘 제조와 티타늄 스폰지를 만드는 화학공장 아비스마를 두고 있다. 

현재 서방의 제재 대상 기업은 아니다. 로스텍은 영국이 발표한 제재대상 기업에 들어가 있다. 로스텍은 방위산업 부문 11개 지주회사와 민간 부문 3개 지주회사로 구성돼 있는 러시아 최대 국영 복합기업이며 T-90MC 전차 등을 생산하는 우라바곤자보드를 소유하고 있다.

로스텍의 세르게이 체메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KGB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푸틴의 측근이다.

보잉의 이런 조치로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러시아에서 직접 티타늄을 공급받는 에어버스는 "모든 제재와 수통제규제를 준수하면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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