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가격 급락에 풍산 주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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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코퍼' 구리가격 급락에 풍산 주가 울상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8.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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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박사금속(닥터 코퍼) 구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동(구리 원광석을 제련해 정련한 구리) 제품을 판매하는 풍산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구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탓에 매출 감소와 재고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방산업체이자 구리업체인 풍산의 주가가 구리가격 하락에 3만 원을 크게 밑도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방산업체이자 구리업체인 풍산의 주가가 구리가격 하락에 3만 원을 크게 밑도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은 3일 전날에 비해 0.18% 내린 2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로써 1일 0.54%, 2일 1.63% 등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풍산주가는 지난달 6일 2만3550원으로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기록했다가 상승세를 탔지만 3만 원을 뚫지 못하고 있다. 풍산은 올해 1월3일 3만1150원으로 마감해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5월9일 2만9950원으로 2만대로 하락했다. 5월 내내 2만 원대에 머문 주가는 5월25일 3만50원으로 3만 원대를 회복했으나 6월13일 2만9400원으로 다시 2만 대로 내려갔다.

풍산 주가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이는 구리가격 하락과 연관이 깊다. 구리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가격도 떨어져 수익이 감소되고 제품 생산을 위해 쌓아둔 재고자산 평가손익도 실적에 반영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풍산은 전기동, 아연 등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해 구리판, 구리봉, 구리선, 동전과 각종 소총탄과 포탄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LS니꼬동제련과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전기동을 거래하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일 전기동 가격은 전날에 비해 1.41% 떨어진 t당 78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3월 초 구리 가격이 1만730달러에 비하면 30% 가까이 하락했다. 구리 가격이 7000달러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 3월 구리 가격은 두 달 사이 6000달러에서 4000달러대로 폭락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중국과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구리 가격은 1년 사이 2배로 폭등했다. 이후 구리 가격은 올해 6월까지 9000달러 안팎의 가격을 유지해왔다.

구리 가격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이후였다. 7월에도 연거푸 0.75%포인트 올리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가 확대됐다.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로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여기에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이어가면서 구리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 계약이나 사전 구매 등을 통해 구리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하고 있어 영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지금의 구리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수요 자체는 견고하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하나금융투자는 풍산의 방산 매출이 내수 3940억 원, 수출 4590억 원 등 853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5.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매출은 사진=마무드가말 트위터
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하나금융투자는 풍산의 방산 매출이 내수 3940억 원, 수출 4590억 원 등 853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5.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매출은 사진=마무드가말 트위터

하나금융투자는 풍산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액 8732억 원, 영업이익 763억 원으로 추정했다.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3%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5.4% 감소한 것이다. 연간 실적은 매출액 3조 3079억 원, 세전이익은 2100억 원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4% 늘겠지만 세전이익은 3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전기동 판매량은 전년도보다 9000t 많은 19만9000t, 방산매출은 15.3% 증가한 8530억 원을 예상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4월 중순까지 t당 1만 달러를 웃돈 LME 전기동 가격이 5월부터 하락세 전환했고 최근 8000달러를 밑돌고 있다"면서 "3분기 LME 전기동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9% 내린 t당 8259달러를 예상하며 풍산의 별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57.8% 감소하고 전분기에 비해 61% 줄어든 276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리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메탈로스 등의 영향으로 이번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58억 원으로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경기부양의 효과로 인해 4분기엔 구리 가격이 반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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