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한다...2030년 연 10만 개
상태바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한다...2030년 연 10만 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0.14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무회의서 재사용 근거 법 개정안 의결
전기차용 수명 다해도 효율 70~80% 유지

내년 10월부터 전기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사용 후 전지(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재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는 오는 2025년 연간 3만1700개, 2030년 10만7500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정부세종청사에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차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정부세종청사에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사용 후 전지(폐배터리)의 재사용을 위한 근거를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폐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ESS) 등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성 검사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았다. 이로써 폐배터리 자원 추출은 물론,  ESS를 통한 재활용 가치 극대화가 기대된다.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폐배터리는 자동차용으로는 수명을 다했더라도 70~80% 효율을 유지하고 있어 ESS로 재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폐차장 운영업체 굿바이카는 차량용 배터리 팩을 셀 단위로 쪼개 파워뱅크(휴대용 보조 전원정치)로 만들면 10년 정도 더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에스엔이(SNE)리서치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사용 후 전지 시장은 2025년 3조 원에서 2050년 6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해 OCI는 지난 2019년에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폐배터리 ESS 사업을 협력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한화큐셀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과 이와 비슷한 MOU를 체결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기업 '피엠그로우'도 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해 사용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ESS 개념도.사진=LG화학
ESS 개념도.사진=LG화학

ESS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힌다. 낮에 화력발전소, 태양광,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일부 저장하고 밤에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ESS 산업은 지난 2020년 화재 사고 등으로 안전문제가 생기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지원 정책이 사라지면서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ESS 총 보급량은 9958MW(메가와트)로 파악됐다. 2017년 1048메가와트(MW)에서 2018년 3835MW, 2019년 1807MW, 2020년 2865MW로 급증했으나 지난해엔 359MW로 전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올해 상반기엔 44MW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ESS를 만들기 위해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는 데다 설치를 한 후에도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인증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가표준원은 이 같은 견해를 수렴해 사용 후 전지의 용량·절연·기능안전 평가 등 사용 후 전지를 재사용하는 데 필요한 안전성 검사방법을 개발해 규제특례(샌드박스)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를 위한 예비안전기준으로 제공했다. 국표원은 1년 뒤 시행일까지 소프트웨어 검사 방법을 개발해 검사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여 업계 부담을 덜 수 있는 안전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사용 후 전지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사용 후 전지 재사용의 경제성이 긍정 평가돼 업계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그동안 안전성 검사 제도 부재로 관련 업계의 애로 호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있다.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는 양극활물질과 전구체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 2차 전지 리사이클링 전문 업체 성일하이텍,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코스모화학, 폐배터리 정제 업체 새빛캠 등이 있다.  또 2차 전지 생산 장비 기업으로는 피엔티, 포스코 ICT 등이 있다. 피엔티는 2차전지용 '롤투롤(Roll-to-Roll)' 설비 기술의 국내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롤투롤 장비는 2차전지를 비롯해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첨단 소재 분야에 널리 사용되며, 피엔티가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ㅇ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