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동개발 소식에 주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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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학,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동개발 소식에 주가 껑충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4.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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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KBR과 '황화리튬' 상업 공정 공동 개발 착수...온산공장에 데모설비 운영

전고체 배터리 소재 황화리튬(Li2S)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수화학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이차전지 배터리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Li2S 공동 개발 계약을 맺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1월2일 1만8050원으로 출발한 주가가 5만 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액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은 전해액보다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폭발이나 화재 가능성이 낮고 크기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해질에 액체가 없어 초박막을 만들 수 있고, 양·음극을 여러 겹 쌓아 고전압·고밀도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면서 충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수화학은 김상범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는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이수그룹 지주회사인 (주)이수로 전체 주식의 24.77%를 보유하고 있다. 김상범 회장(0.18%)과 부인 김선정 아트선재 관장(전 김우중 회장 딸, 2.91%), 김세민 전무(0.05%), 그룹계열사 이수엑사켐(0.15%) 등을 합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총 28.16%를 보유하고 있다. 김상범 회장과 이수엑사켐은 이수의 주식을 각각 26.6%, 73.4%를 나눠 가진 주주이며 김 회장은 이수엑사켐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수화학과 KETI가 개발하고 있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사진=이수화학
이수화학과 KETI가 개발하고 있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사진=이수화학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화학 주가는 16.94% 오른 4만9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시가총액은 1조 3896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수화학은 하루 전에는 2.97% 내린 4만 2500원으로 마쳤고 시가총액도 1조3099억 원을 기록했다.하루 사이 시총이 800억 원 정도 불어났다.  주가는 오전 10시28분에는 전날 종가에 비해 10.24% 오른 4만 6850원으로 올랐고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21분에는 전날 종가에 비해 17.29% 상승한 4만99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수화학 주가는 이달 들어 오름세를 타 11일에는 5만58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해 4만원대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승세라면 조만간 5만 원 벽을 뚫고 더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수화학이 이날 미국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회사 KBR(Kellogg Brown & Root·켈로그브라운앤루트)과 전고체 배터리 소재 황화리튬(Li2S)의 상업공정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이수화학은 KBR과 황화리튬 상업 생산을 위한 공정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수화학이 축적해 온 황화리튬 관련 기술과 KBR의 대량 생산 공법 관련 노하우가 시너지를 발휘해 '꿈의 배터리'라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개화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1969년 설립된 회사로 이수그룹의 모기업이다.

이수화학 로고. 사진=이수화학
이수화학 로고. 사진=이수화학

KBR은 세계 시장에서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과학과 기술 분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무기물질 회수와 정제 기술 등 증발·결정화 기술을 기반으로 40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수화학 관계자는 "KBR과의 협력을 통해 황화리튬의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시기에 공급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화학은 현재 온산공장에 설립한 데모설비(Demo Plant)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전고체 원료인 황화리튬(Li2S)을 생산하고 있다. 연산 20t 규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Li2S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인 이수화학은 오는 5월  전고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떼어 내 '이수스페셜티케미컬(가칭)'이라는 회사를 신설한다.전고체 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수화학이 2022년 11월11일 울산 온산공장에서 연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원료 황화리튬(Li2S) 데모설비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이수화학
이수화학이 2022년 11월11일 울산 온산공장에서 연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원료 황화리튬(Li2S) 데모설비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이수화학

이수화학은 지난해 11월11일 약 210억 원을 투입한 황화리튬 데모설비 준공식을 갖고 '황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고체 전해질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로는 폴리머·황화물·산화물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연성이 크고 이온 전도도가 높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이 고용량 대형 전지 제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수분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 유해가스인 황화수소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는 점이다.

이수화학과 국책과제를 수행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고체전해질에 제올라이트 나노입자를 소량 첨가·합성함으로써 황화수소 발생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기 내 수분과 황화수소 가스를 동시에 흡착하는 제올라이트의 특성을 활용했다. 

이수화학은 미국 솔리드파워, 한국 에코프로비엠, 희성촉매 등 다수의 고체 전해질 생산기업으로부터 황화리튬 수요를 확인했다. 솔리드파워와는 지난해 7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솔리드파워는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설계하는 기업으로 포드, BMW, SK이노베이션 등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수화학 류승호 대표는 "배터리 업계 내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경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 이수화학 황화리튬 데모설비 준공을 시작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화학은 또 정밀화학 제품의 제조‧판매, 전고체 전지 소재 제조‧판매 사업을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한다. 지난해 11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이수스폐셜티케미컬(가칭)'을 인적 방식의 분할로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분할기일은 5월1일이다. 신설 회사는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같은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다. 신설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이수화학은 그린바이오와 수소사업, 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합성세제와 부산물 제조‧판매, 스마트팜 사업 등에 주력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수화학은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배터리 양극재 기업들과 Li2S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시장에선 전고체 배터리 수요가 향후 해마다 6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당 사업의 시장성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은 H2S(황화수소)를 이용해 TDM(고분자 제품 첨가제)을 생산하고 있는데, H2S는 고체 전해질인 Li2S의 핵심 원료"라면서 "화화합물 억제 원천 기술을 이미 보유해 Li2S 생산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전우제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 국책 과제에 삼성 SDI와 함께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원가 절감 이후 2025년부터 Li2S상업생산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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