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대처 방안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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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중국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대처 방안 골몰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8.03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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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업공급망 점검회의

중국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정부가 국내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일본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일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을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수출 규제를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갈륨·게르마늄은 아연·알루미늄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반도체 생산에 소량으로 쓰이지만 꼭 필요한 '틈새 금속'이다. 갈륨은 반도체 분야에서 주로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등으로 사용되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등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현재 40일 수준의 갈륨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다. 

지름 2인치(50.8mm) 크기의 갈륨산화물 웨이퍼가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항저우대학 국제과학기술혁신센터에 전시돼 있다.중국은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금지했다. 사진=글로벌타임스
지름 2인치(50.8mm) 크기의 갈륨산화물 웨이퍼가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항저우대학 국제과학기술혁신센터에 전시돼 있다.중국은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금지했다. 사진=글로벌타임스

■정부 민간 대책회의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오후 양기욱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갈륨 등 주요 수입의존 품목 공급망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반도체협회, 디스플레이협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업종별 협회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센터, 희소금속센터, 광해광업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중국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정부가 국내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협회, 소부장공급망센터, 광해광업공단과 갈륨, 게르마늄 수요·수입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갈륨, 게르마늄 등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산업통상자원부
중국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정부가 국내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협회, 소부장공급망센터, 광해광업공단과 갈륨, 게르마늄 수요·수입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갈륨, 게르마늄 등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산업통상자원부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수출 통제 시행과 관련해 정부와 업계는 서로 긴밀히 협력해 수급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때 신속히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갈륨, 게르마늄을 포함한 주요 수입 의존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소부장 공급망센터, 희소금속센터, 광해광업공단은 공급망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 기관은 글로벌 수급 동향 등 정보 공유, 비축 수요 조사 및 조달, 재자원화 및 대체‧저감 기술 발굴‧지원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앞서 지난 4일 주영준 산업정정책 실장 주재로 반도체협회, 소부장공급망센터, 광해광업공단, 수요수입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갈륨 게르마늄 등 산업공금망 점검회의'을 열었다. 

산업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는 중국의 수출 통제 발표 이후 국내 수입·수요 기업 약 400개 사를 대상으로 수급 동향을 조사했다.

관련 기업들은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지만 가격 상승, 통관 애로 등 우려와 함께 대체 수입처 발굴 필요성을 제기했다.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는 이날부터 수출통제에 따른 갈륨‧게르마늄의 수급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수급애로 발생시, KOTRA 등 유관기관, 현지공관 등과 연계하는 등 업계 애로해소를 위한 원스탑 지원창구로 운영한다.

■도와홀딩스, 스미토모화학 등 日 기업들 구입처 다각화 검토

소비하는 갈륨의 약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전체 수입량의 70%가 중국산인 일본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중국에서 갈륨 공급이 끊어지면 일본의 소재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많은 도와홀딩스,스미토모화학,미쓰비시케미컬 등 일본 기업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일본 기업들은 중국이 통제 사실을 발표한 지난달 초부터 재고를 미리 확보해놓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등을 만드는 미쓰비시케미컬 그룹은 아직 일본 내 재고에 여유가 있다면서 "당면한 공급에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중국의) 규제 내용과 실시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순도 갈륨을 취급하는 대기업 도와홀딩스는 원료의 절반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데 현재 재고가 있어 즉각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질화 갈륨 기판 대기업 스미모토 화학도 "동향을 주시하고 정보 수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갈륨을 발광다이오드(LED)용으로 사용하는 니치아화학공업도 "충분한 재고가 있다"면서도 "앞으로 안정된 조달을 위해 구입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규제가 "우리나라 공급망에 즉시 영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영향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확실히 주시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쓰노 장관은 중국 측의 대응에 대해 "만일 우리나라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적 규정을 비추어 부당한 조치가 강구되고 있다면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기업들도 공급망 찾기에 분주

 네덜란드 광물생산과 금속 생산업체 니르스타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아연 제련소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해 갈륨·게르마늄 회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 시설을 통해 미국 연간 수요의 8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는 또 수급 혼란을 예방하고자 호주, 유럽 등지에서도 갈륨·게르마늄을 생산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이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도 다양한 공급업체 기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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