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군의 달라진 전략...'역동적 전략 전개'와 B-1B,그리고 '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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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군의 달라진 전략...'역동적 전략 전개'와 B-1B,그리고 '재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5.1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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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운용전략이 바뀌었다. 소위 '역동적인 전략 배치(Dynamic Force Employment)'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1B 랜서,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등 전략폭격기를 상주시키기보다는 필요할 때에 배치하는 전략이다. 이는 잠재 적국이 미국의 폭격기 운용 계획을 예측하도록 한 기존 전략을 완전히 바꾸어 예측 불가능성을 높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26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해놓았다. 미국과 중국이 분쟁에 돌입할 경우 괌 공군기지에는 이 같은 탄도탄이 비오듯 쏟아질 게 분명하다. 이를 알면서도 고가의 전략 폭격기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자멸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재즘 미사일을 가득 탑재한 B-1B 랜서 전략폭격기. 사진=미공군/더드라이브
재즘 미사일을 가득 탑재한 B-1B 랜서 전략폭격기. 사진=미공군/더드라이브

게다가 전략폭격기가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도 점점 사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공대지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즘(JASSM)과 그 사거리 연장형인 재즘-ER도 개발돼 있다. 그러니 굳이 적의 탄도탄 사거리 범위 안에 있을 이유가 없다. 멀리서 날아다니며 장거리 펀치를 날리는 게 더 효율이 있다.이를 감안한 게 미공군의 새로운 전략인 것이며 이는 중국을 봉쇄하는 미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와 훈련 중인 미공군 B-1B 전략 폭격기.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와 훈련 중인 미공군 B-1B 전략 폭격기.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B-1B 본토-아시아 왕복 비행 작전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최근 미국 본토에서 일본 오키나와 인근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상공에서 작전을 하고 본토를 돌아가는 왕복 32시간의 비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 국방부가 괌에 배치한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본토로 철수시킨지 이틀 후인 지난달 22일 미국 사우스다코다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제37폭격비행대대 소속 B-1B 폭격기 1대가 30여시간을 날아와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 근처에서 미사와 공군기지 소속 미 F-16 전투기 4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 6대 등과 훈련을 벌이고 돌아갔다.

미공군 B-1B 전략폭격기 랜서. 사진=미공군인도태평양사령부
미공군 B-1B 전략폭격기 랜서. 사진=미공군인도태평양사령부

이어 팀 레이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Global Strike Command)은 4월29일(미국 현지시각) B-1B 초음속 폭격기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 등장한 것에 일부 사람들이 조금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 사령관은 미 공군 전략폭격자산이 미 사우스다코다에서 출발해 남중국해 등 원하는 어느 곳이든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주에 배치된 전략 폭격자산을 예로 들며, 호주에서의 임무를 역내 여러 곳으로 확장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 공군 전략폭격 자산이 언제든 원하는 곳에 오갈 수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역내에 존재할 필요는 없으며, 역외에서 역내에 영향력을 미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레이 사령관은 강조했다.

◇중국 괌 타격 둥펑-26 미사일 배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 하나는 중국의 공세적 전력 때문이다. 중국은 다종다양한 탄도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중국은 괌을 사정권으로 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둥펑-26을 개발해 배치해 놓고 있다. 길이 14m, 지름 1.4m, 발사 중량 20t, 탄두중량 .12~1.8t인 둥펑-26은 사거리가 3000~4000km다. 이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탄착지점의 원형공오차는 150~450m에 불과한 무시무시한 미사일이다.더욱이 바퀴 12개인 차량 발사대로 이동할 수 있어 미국의 역공도 쉽지 않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사이트 미사일쓰렛(Missile Threat)에 따르면 , 중국은 IRBM 발사대 80개, 미사일 80~150발을 보유하고 있다. 미군은 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1개 포대를 배치해놓았지만 중국은 탄도미사일 비로 이를 제압할 수 있다. 

중국의 핵전력 사거리. 사진=CSIS 미사일쓰렛
중국의 핵전력 사거리. 사진=CSIS 미사일쓰렛

◇B-1B 장거리 배행능력과 재즘, 재즘-ER 순항미사일

중국의 이런 위협을 피하면서도 미국의 폭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비행에 순항미사일 탑재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B-1B, B-52,B-2 등의 전략폭격기는 이런 요구조건을 충족시킨다. 

그중에서도B-1B의 효용가치는 대단히 크다. B-52는 1950년대 개발되고 1960년대 배치된 오래된 비행기다. 속도가 느리고 무기 탑재량도 적다. B-2는 스텔스 폭격기로 대당 20억 달러나 하는 고가치 자산이다. 자칫 격추되기라도 한다면 미군에 엄청난 손실을 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고속도가 음속이면서 무기를 많이 실을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실을 수 있는 B-1B '랜서'가 안성맞춤이다.

B-1B 랜서 폭격기는 후방연소기를 갖춘 제너럴일렉트리제 터보팬 엔진 덕분에 최고속도가 마하 1.2에 이르는 초음속 폭격기다.

B-1B에 탑재할 순항미사일 재즘.사진=미공군
B-1B에 탑재할 순항미사일 재즘.사진=미공군

덩치가 커 자체 무게도 무려 87t에 이른다. 길이 44.5m, 날개 너비 41.8m(펼쳤을 경우)~24.1m(접었을 경우), 높이 10.4m다. 무기 탑재량도 많다 기체내부 무장창 세 곳에 34t, 기체 외부 무기 장착대에 22.7t 등 약 57t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한다. 보잉에 따르면 순항미사일을 24발 싣는다. 

재즘 사거리는 230마일(370km)이고 사거리 연장형인 재즘-ER은 약 600마일(965.6km)이다. 다시 말해 발사지점에서 이 정도 거리에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즘은 길이 4.27m, 무게 1.02t, 탄두중량 420kg의 관통탄두를 채택한 순항미사일이다. 날개 너비는 2.4m다. 관성유도,GPS유도를 받고 종말 단계에서는 적외선 유도 표적 식별 시스템의 유도를 받는다. 속도는 음속을 조금 밑돈다.

여기에 연료를 무려 120t 싣는다. 연료와 무기를 가득 실은 최대 이륙중량은 216.6t에 이른다.  한번 뜨면 급유없이 최대 9400km를 날아간다. 공중급유를 받는다면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  이런 B-1B가 무려 66대나 있다.

재즘을 실은 B-1B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언제 어디서든 표적을 두들길 수 있다는 것이다.이것이 미국의 바뀐 폭격기 전략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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