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군사굴기' 중국 국방예산 올해 1.26조 위안(1780억 달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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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군사굴기' 중국 국방예산 올해 1.26조 위안(1780억 달러)의 의미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5.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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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을 6.6%로 정했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중국군의 국방예산 증가율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규모는 1조2680억 위안이다. 절대규모는 2011년(6011억 위안)의 두 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복잡한 환경 속에서 미중 갈등에 대한 군사적 대비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내린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22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군의 정책 방향에 대해 "올해) 국방·군 개혁을 심화하고, 병참과 장비 지원능력을 늘리겠다. 국방 관련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중국의 국방비 지출 추이(2011~2020년)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의 국방비 지출 추이(2011~2020년) 사진=글로벌타임스

스웨덴 스토홀름 국제평화연구소( SIPRI)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방예산은 이미 지난해 기준(1675억 2000만 달러)으로서도 아시아 최대이며, 전세계에서 미국 다음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도(711억 달러), 일본(476억 달러), 한국(439억 달러) 등 아시아 3국 국방예산 합계액(1626억 달러)보다 많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함정과 항공기,잠수함 등 무기를 생산, 배치하면서 아시아의 전력균형은 물론 전세계 전력균형을 흔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 2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의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동기 대비 6.6% 늘린 1조2680억500만위안( 1780억 달러)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 7.5%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최근 10년 중 처음 6%대로 내려온 것이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1989년 이후 지난  3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라면서 "커지는 안보위험과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대유행의 여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는 "이는 지난해 7.5% 증가율의 미세조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가 이미 하강압력을 받아온 가운데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중국 정부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을 반영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멈춰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요구되는 만큼, 군비 지출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점을 감안하면 '미세한' 조정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앞서 중국 국방예산이 미국의 7320억 달러(약 890조원)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에서, 중국 군부에서는 9% 증가율을 원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중국이 2015년부터 추진한 군현대화 프로젝트를 올해 완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개발에서 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부분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올해 870만 명에 이르는 대학졸업생의 고용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군이 이들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중국 인민해방군 76 집단군의 공격기와 수송헬기가 야간 훈련을 위해이륙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인민해방군 76 집단군의 공격기와 수송헬기가 야간 훈련을 위해이륙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군사 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를 자세히 보면 중국의 속내가 읽힌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정부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국방·군 강화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 국방·군 개혁을 심화하고, 병참과 장비 지원능력을 늘리겠다. 국방 관련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절대금액은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6011억 위원에서 10년 만에 딱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것이 중국이 추진하는 군사굴기의 원천이자 동북아와 서태평양 지역 전력균형 변화의 근본 원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도 군 발전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쓸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중국의 현 경제상황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실제 군비지출이 공식 발표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통계 투명성이 결여된 탓이다. 중국 정부는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1.3%이내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방지출은 적절하고 절제돼있다"면서 "중국에 음성적 군비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의 반박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조1900억 위안(미화 1675억2000만 달러)을 국방비로 지출했다고 발표했지만 스웨덴 스톡홀름의 SIPRI는 2610억 달러로 추정한다. 미국에 비하면 3분의 1이 조금 넘는 금액이지만 아시아 전체에는 한국과 일본, 인도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럼에도 중국은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중국 군사 전문가들이 한 말을 인용해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위협을 가할지는 증액된 국방비 수치가 아니라 그나라 외교 국방정책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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