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美·中…급등하는 희토류 관련株 '진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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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美·中…급등하는 희토류 관련株 '진짜'는 없다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5.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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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희토류 무기화 가능성 부각

미국과 중국 갈등 고조에 '희토류 관련주'가 급등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부각된 덕분이다.  유니온머티리얼, 티플랙스, 노바텍., 대원화성, EG가 희토류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희토류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대부분은 희토류 관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쓰촨성 청두의 장시구리회사의 희토류 광산에서 광부들이 굴착기로 채굴한 희토류를 덤프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마이닝닷컴
중국 쓰촨성 청두의 장시구리회사의 희토류 광산에서 광부들이 굴착기로 채굴한 희토류를 덤프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마이닝닷컴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제품들의 필수 원료로, 전세계 희토류 금속 생산의 96%가 중국 국경 안에서 이뤄진다. 중국은 희토류 금속 16개의 공급을 모두 통제하고 있다.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벌어지자 희토류 금속의 일본 수출을 금지했고, 일본은 한발 뒤로 물러섰다.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의 80%를 중국이 담당한다. 미국은 희토류 독립을 위해 MP머티리얼스 등 미국 기업을 지원하려다 이 회사에 중국 기업이 투자한 것을 알고 지원을 중단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플랙스는 개장초 10%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고, 노바텍은 3.93% 하락을 장을 시작했다. 

27일 티플랙스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노바텍은 29.5% 상승했다.  위생용 및 산업용 도자기 제조업체인 유니온머티리얼은 17.56% 상승한 41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대원화성도 10% 넘는 상승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EG도 9.7% 올랐다.

증권가는 미·중 긴장 고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26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이번 주중 미국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미국은 중국 전국민인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를 건너뛰고 28일 직접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하자 제재나 보복 조치 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부세력이 홍콩에 개입하는 잘못된 행위를 하면 우리는 필요한 조치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반격 조치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중국의 보복 조치 수단으로 희토류가 거론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관련주로 주목받는 종목들은 엄격히 말해 희토류와 무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유니온머티리얼스는 자동차 모터 등에 사용하는 페라이드 마그네트를 생산하고 있다. 희토류 자석을 이용한 모터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의 페라이드 마그네트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억 원에 불과하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희토류의 대체품으로 자리잡을 만큼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노바텍은 희토류 금속을 이용한 응용자석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네오디뮴 자석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희토류 채굴 여부와 사실상 무관하다. 희토류 공급 문제가 발생하면 원자재 수급 등에 부정의 영향을 받을 기업이지 오를 기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쎄노텍은 희토류 등 광물 분쇄에 필요한 산업재인 세라믹 비드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희토류 관련주가 됐다. 세라믹 비드는 광산 채굴 보다는 페인트나 잉크 등 산업에 쓰이는 비중이 높다.  쎄노텍의 세라믹 비드 매출액은 지난해 190억 원가량으로 나타났다. 2018년 191억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은 거의 없어 보인다.

혜인도 희토류 테마주로 분류되며 25일까지 3거래일간 25.61% 급등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혜인자원이 희토류의 일부인 몰리브덴 광산 채굴 업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혜인자원은 지난 2011년 경북 울진 소재 몰리브덴 광산 채굴을 시작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혜인 측은 "혜인자원의 자원개발은 생산단계로 아직까지 본격적인 유통사업이 전개되고 있지 않다"고 사업보고서에 적었다.

스테인리스 봉강 절삭가공업체인 티플랙스도 희토류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올랐지만 사실상 희토류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리브덴 등 희토류를 이용한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오히려 희토류 수급 불안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희토류 테마주로 분류된 대원화성도 벽지와 합성피혁 생산 업체다. 희토류 관련 매출은 없다고 한다. 2008년 18억 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몰리브덴 광산 개발건으로 지분 21%를 확보한 게 전부다. 단순 지분 투자인 데다 사업은 중단했다.

결론은 투자자들의 선구안과 신중함이 필하다는 것이다. 테마에 휩쓸려 소중한 자금을 날려서는 된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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