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금은 영국이 '거의 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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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금은 영국이 '거의 다' 산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7.1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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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부국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그리고 금도 많이 수출한다. 세계 최대 금 생산국 자리를 중국과 다투는 나라가 러시아다. 금값이 오르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 매수를 중단함에 따라 금광업체들이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금은 영국이 대부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지난해 113.5t 53억 3000만 달러어치의 러시아산 금을 수입한 것을 비롯해 708억 달러어치의 금을 사들이는 '금식탐'을 과시했다.

러시아의 수출용 금괴. 사진=RT
러시아의 수출용 금괴. 사진=RT

러시아매체 러시아투데이(RT)와 씨뉴스(Seanews)는 15일 러시아연방관세청(FCS)과 연방 중앙은행(CBR)의 통계를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해 13개국에 금을 수출했는데 영국이 러시아산 금을 대부분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RT와 씨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57억 달러어치, 121.7t의 금을 해외로 수출했다. 전년에 비해 물량은 7.2배, 금액은 8.1배 증가했다. 거의 대부분을 영국이 사들였다.

대 영국 금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53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3배 증가했다. 러시아 금 수출의 약 93%를 영국이 차지한 셈이다.

물량기준으로 113.5t으로 전년 10.4t의 10.9배가 증가했다. 

영국에 인도된 금의 대부분은 금괴(골드잉곳)이다. 잉곳 한 개 당 무게는 영국 표준인 12.5kg이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러시아는 지난해 최소 9000개의 금괴를 영국에 인도했다.

영국 다음으로는 카자흐스탄 1억 7820만 달러(4.5t), 스위스 1억3360만 달러(3t), 중국 2080만 달러(0.5t), 싱가포르 460만 달러(0.1t)의 순이었다.

2019년 말 기준 러시아의 금수출 금액과 물량 비중. 사진=씨뉴스닷러시아
2019년 말 기준 러시아의 금수출 금액과 물량 비중. 사진=씨뉴스닷러시아

영국의 금 수입량은 이보다 훨씬 많다. 월드탑엑스포츠닷컴(worldstopexports.com)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708억 달러어치의 금을 수입했다. 금 수입 상위 15개국 수입 금액의 23.1%를 차지했다. 2018년에 비해 무려 176.9%나 늘어난 것이다. 쉽게 말해 두 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영국 다음으로는 스위스, 중국, 인도, 홍콩, 터키의 순이었다.

2019년 상위 10대 금수입국 수입금액과 증감률. 사진=월드탑엑스포츠닷컴
2019년 상위 10대 금수입국 수입금액과 증감률. 사진=월드탑엑스포츠닷컴

영국에 러시아산 금 수출이 늘어난 것은 수요증가도 있지만 금 거래와 저장의 중심시지라는 영국의 전통 역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산 금 수출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4~5월 두달 동안 러시아는 2억4700만 달러어치의 금을 수출했지만 올해 1분기 금 수출은 무려 14억 달러에 이르렀다.

러시아의 금 수출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탈달러, 대미의존도 극복 기치를 내걸고 지난 4년 동안 계속해서 금 매수에 열을 올려온 러시아중앙은행이 금값 상승을 이유로 금 매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하자 광산업체들이 수출에 집중한 데 따른 것이다. 금 선물시장에서 국제 금값은 현재 온스당 18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은 금생산을 계속 늘리고 있다. RT에 따르면, 1분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1분기 금생산량은 채굴금 65.87t, 부산물 생산 금 5.6t  등을 포함한다.

러시아중앙은행은 지난 2월 기준으로 2276.8t, 1160억 달러어치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만 27억 달러어치가 증가했다. 러시아 보유금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사이에 약 5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외국환과 유가 증권 등을 포함한 총 외환보유액은 7월1일 기준으로 5690억 달러에 이른다. CBR은 위기시 충분한 대응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는 모양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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