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배터리 3사가 군침흘리는 두산솔루스의 매력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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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배터리 3사가 군침흘리는 두산솔루스의 매력포인트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7.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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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실적과 성장성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보통신(IT) 부품·소재업체 두산솔루스가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인수호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얇은 구리판)·전지박(2차전지용 동박)과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 두산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솔루스 제1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두산솔루스
두산솔루스 제1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두산솔루스

두산솔루스 매각이 경영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유동성 해결의 한 축인 만큼 두산그룹은 매각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도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탄탄한 실적과 성장이 있다는 증권사들의 평가가 있다.

두산솔루스의 주요주주는 4월23일 기준으로 두산(18.05%)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7.38%)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중공업 대표이사(4.91%) 기타(34.92%) 등으로 총 65.17%를 차지한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 3대 박용곤 회장의 장남이며 박지원 부회장은 차남이다.


◇'두산 알짜배기' 두산솔루스는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에서 인적분할로 분리돼 지난 2019년 10월 재상장한 회사다.  전기차배터리용 전지박 소재와 전자제품 회로기판용 동박 소재, 모바일·차량 패널용 디스플레이, 화장품·의약품 바이오소재 등을 생산한다. 

두산솔루스 전지박은 전기차배터리 등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음극재·양극재·분리막·전해질) 가운데 음극재 재료로 쓰인다.

두산솔루스 전지박 구조와 역할. 사진=두산솔루스
두산솔루스 전지박 구조와 역할. 사진=두산솔루스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지박은 전기차 성능을 좌우한다. 두산솔루스는 60년간 동박 제조 노하우를 축적한 룩셈부르크 동박회사 서킷포일 룩셈부르크(CFL, Circuit Foil Luxembourg)를 2014년 인수한 후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동박과 전지박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두산솔루스는 유럽내 배터리 고객을 대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늘려 유럽 내 전지박 1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지박 시장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전지박 시장은 2018년 1조5000억 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7배 이상 성장한 10조5000억 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산 1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두산솔루스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두산솔루스
연산 1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두산솔루스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두산솔루스

두산솔루스는 내년 하반기 목표로 헝가리에 1만t 규모 전지박 공장을 건설해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전지박 1만t은 전기자동차 43만대(34kWh 차량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두산솔루스는 향후 전지박 생산량을 5만t으로 늘릴 방침이며 이에 따른 부지 확보를 끝냈다. 

두산솔루스는 내년 상반기에 헝가리 전지박 공장을 준공해 내년 하반기에 매출액 3340억 원, 영업이익 420억 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삼성·SK·LG 배터리3사 군침

두산솔루스 인수 후보군 물망에 오르는 기업은 삼성, SK, LG 등이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이른바 '국내 배터리 삼총사'가 글로벌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두산솔루스 인수로 시너지 발휘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애초 2차전지 소재 업체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포스코는 최근 “인수합병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업들도 두산솔루스 인수에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인수 참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삼성이 전자장비(전장)사업을 향후 그룹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자동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통해 사업에서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주도로 지난 2016년 9조 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 세계 1위 업체 하만은 급성장하고 있다. 

전장사업이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두산솔루스를 삼성SDI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새로운 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최근 두산솔루스 매각 정보를 담은 투자안내문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박·전지박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SK도 유력한 인수 후보다. SK는 지난해 6월 LS그룹 계열 산업기계 전문업체 LS엠트론에서 분사한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 KCFT를 인수했다. 연간 3만t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KCFT 5공장이 2022년에 준공되면 연 4만t 이상 동박·전지박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SK가 두산솔루스가 추진 중인 헝가리 공장을 확보하면 헝가리에 공장이 있는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폴란드의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소재를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다. 특히 'M&A 승부사'로 불리는 최태원(60) 회장이 SK의 글로벌 영토를 넓히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에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LG그룹도 두산솔루스 투자안내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 LG화학은 동박 공급업체 KCFT가 SK로 넘어가면서 동박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택과 집중’ 기조로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는 구광모(42) 회장이 이번 인수전을 통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기업들은 두산솔루스 인수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계획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만 매각이 본격화하면 치열한 인수전을 펼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이 원하는 만큼 인수가격을 얻어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이 매력

증권사들은 두산솔루스를 긍정 평가한다.  키움증권의 김지산 애널리스트 등은 지난 17일 발표한 '두산솔루스: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에 초점'을 둔다는 기업 분석에서 두산솔루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것은 좋은 예이다. 

두산솔루스 기업현황과 매출액 등 주요 지표 전망.사진=키움증권
두산솔루스 기업현황과 매출액 등 주요 지표 전망.사진=키움증권

김지산애널리스 등은 두산솔루스의 2분기 매출액은 7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102억 원)를 밑돌겠지만 시장 컨센서스(91억원)에는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동박 사업부문에서는 수익성 높은 High-end 동박을 중심으로 견실한 실적을 예상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5G 기지국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언택트(비대면) 환경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바이오 사업부문에서는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2분기부터 천연화장품 소재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헝가리 전지박 공장 관련 비용이 증가한데다 OLED 소재 부문이 국내 고객사의 가동률 하락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키움증권은 전망했다.

두산솔루스는 하반기 대기하고 있는 성장 모멘텀과 아울러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오현진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3분기 실적은 매출액 819억 원(전년동기 대비 23% 증가), 영업이익은 113억 원(전년동기 대비 12%증가)으로 추정한다. 

OLED 소재는 전 모델에 OLED 패널이 탑재되는 아이폰 12 시리즈의 출시로 고객사의 패널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또한, 중국 패널 업체향 수요 증가와 신규 QD-OLED TV향 테스트 물량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동박 사업부문은 준공이 완료된 헝가리 전지박 공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양산 테스트가 지연되어 관련 매출이 4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은 3125억 원, 영업이익은 417억 원, 순이익은 268억 원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는 매출액 4895억 원, 영업이익 788억 원, 순이익 510억 원을 각각 예상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700억 원, 102억 원, 45억 원인 것에 비하면 폭발하듯 성장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6%에서 올해 13.3%로 소폭 하락하지만 내년에는 16.1%로 개선될 것으로 키움증권은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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