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기침체' 기준 바꾸자...지금이 최악의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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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경기침체' 기준 바꾸자...지금이 최악의 침체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8.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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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기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경기기 '침체' 빠졌다는 데 공감을 하면서도 기준을 달리 해야 한다는 논쟁이다.  정부 공식 통계는 침체로 규정되지만 학자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낳은 이상 현상인 만큼 기존 정의에 맞춰 현재 경기를 '침체'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맹위를 감안한다면 후자 측에 동의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만큼 경기는 급격하게 고꾸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실업증가에 따른 가계지출 감소와 여행 제한, 점포 폐쇄 등의 영향으로 연율환산 38.7% 줄어들었다고 캐나다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했다. 문을 닫았으믈 알리는 캐나다 가게. 사진=캐나다 라프레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실업증가에 따른 가계지출 감소와 여행 제한, 점포 폐쇄 등의 영향으로 연율환산 38.7% 줄어들었다고 캐나다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했다. 문을 닫았으믈 알리는 캐나다 가게. 사진=캐나다 라프레스

발단은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 발표였다. 캐나다 통계청은 지난 28일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 연율환산으로 38.7% 축소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절정에 이른 2009년 초 이후 최악의 지표다. 캐나다 GDP는 1분기 -8.2%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쳤다.

통상 경제가 2분기 연속으로 위축되면 '침체'로 규정한다. 따라서 통계청 발표는 캐나다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국국립경제조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은 경기 후퇴시점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날지를 결정하기 위해 경제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제전문가 위원회는 침체를 경제활동의 실질 감소로 통상 2개 연속 마이너스 분기를 포함한다고 밝혔다.이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적용하면 캐나다 경제는 분명히 침체에 빠진 게 맞다.

캐나다 경제가 지난 2분기 연율 환산 38.7%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캐나다 지폐. 사진=캐나디언프레스/라프레스
캐나다 경제가 지난 2분기 연율 환산 38.7%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캐나다 지폐. 사진=캐나디언프레스/라프레스

 

캐나다 전문가들은 달리 생각한다. 반드시 2개 분기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없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임페리얼상업은행(CIBC)의 아버리 센펠드(Avery Shenfeld) 이코노미스트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다. 그는 현 단계 캐나다는 분명히 침체이며 그것도 아주 큰 침체라고  CBC에 말했다. 한 분기 크게 급락하도 '침체'라고 부르며 한 분기 하락하고 한 분기 반등하고 다시 한 분기 하락해 3개 분기 전체로 봐서 경제가 기울었다면 '3분기 전체를 침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캐다다의 유명한 경제정책 연구소인 C.D.호우연구소(Howe Institute) 기준을  선호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이 연구소는 침체를 'GDP와 고용에 바탕으로 경제 전체 활동의  광범위한 감소'로 규정한다.

캐나다 정책대안연구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세일라 블록(Sheila Block)은 호우연구소 정의를 선호하는 경제전문가다. 그 역시 2분기  연속 감소라는 기준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전인미답의 영역에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재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게 맞는지 일도양단식으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금은 경제가 어렵고 모든이가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수긍하는 침체 기준을 새로 찾아보는 게 더욱 온당할 것이다. 

캐나다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으로 38.7%줄었다는 캐나다 통계청의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캐나다의 한 기업체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사진=라프레스/캐나디언프레스
캐나다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으로 38.7%줄었다는 캐나다 통계청의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캐나다의 한 기업체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사진=라프레스/캐나디언프레스

 

센펠드는 GDP는 물론 가계소득과 고용과 같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경제가 진짜 약화하고 있는지를 찾아보려고 하는 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2분기  실업률 상승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로 가계 지출이 13.1% 줄고 기업투자가 16.2% 감소했으며 수출과 수입은 각각 1.4%, 22% 감소하는 등 경제 전반이 '위축'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는 방향을 바로 잡았다고 본다. 

2개 분기만을 기준으로 경기침체를 정의할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전대미만의 사건으로 한 분기에 경제가 수십  퍼센트 위추축되는 한 분기 더 기다리며 보자는 사고, 관행에 빠져 정책 대응 실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침체'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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