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파티’ 끝났다...소비 투자 감소, 경기냉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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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파티’ 끝났다...소비 투자 감소, 경기냉각하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8.31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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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달에 비해 6% 줄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5~6월에 90% 소진되면서 7월부터는 소비 증진 효과가 반감됐다. 설비투자도 2.2%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업생산이 0.1%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6월에 나타난 생산·투자·소비의 반등세가 크게 위축돼 8월 이후 전망은 어둡다. 경기가 다시 가라앉을 것이라는 걱정이 커진다.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 사진=통계청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 사진=통계청

경기가 다시 얼어붙으면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1.3%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8월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6% 감소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0.5%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15.4%), 의복 등 준내구재(-5.6%), 의약품 등 비내구제(-0.6%) 판매가 전달에 비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소매판매는 3월(-0.9%) 이후 4개월 만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초기 확산이 시작된 지난 2월(-6.0%)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7월 소매판매 감소의 원인으로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감소한 게 꼽혔다. 자동차 개별소비세는 6월말까지 1.5%로 낮아졌다가 7월에 3.5%로 높아졌는데 6월말에 자동차 소비가 몰렸다. 6월 자동차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정책 효과도 7월에는 거의 끝났다. 재난지원금은 5~6월에 총액의 90%가 소진됐다.

업태별로 보면 승용차, 가전제품, 통신기기, 컴퓨터, 의복, 신발·가방, 오락·취미·경기용품, 의약품, 서적·문구, 음식료품의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줄었다. 화장품과 차량 연료, 가구는 전월보다 늘었다.

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면서 6월에 비해 소폭(0.1%) 증가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6%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은 전달에 비해  1.6% 증가했다. 내수시장 판매호조와 수출 증가로 자동차 생산이 14.4% 증가했지만, 주력상품인 반도체 생산이 4.8% 감소하면서 생산 개선이 주춤해졌다.

1년 전과 비교한 광공업 생산은 2.5% 감소하면서 4월 이후 감소흐름을 이어갔다.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4%) 등은 감소했지만, 금융·보험(2.2%), 정보통신(2.2%) 등이 늘면서 전달에 비해 0.3% 증가했다. 금융·보험은 은행과 저축기관의 대출 증가와 함께 주식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년 전에 비해서는 금융·보험(14.8%) 등은 증가했으나, 운수·창고(-16.0%), 예술·스포츠·여가(-29.8%) 등이 줄어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전월 13.8%에서 6.7%로 둔화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4.7%)가 특히 부진했다. 건설기성은 토목(5.0%) 증가에 힘입어 전달에 비해 1.5% 늘었다. 건설수주(경상)도 공장·창고 등 건축(64.2%)과 기계설치 등 토목(149.2%)에서 모두 늘며 전년 동월 대비 81.5% 증가했다.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동반 상승을 이어갔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2로 전월보다 0.2P,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0.4포인트 각각 올랐다.

문제는 8월 이후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재난지원금 지급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정책 효과가 7월에 끝난 데다 8월에는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와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친다.  8월 중순부터 코로나 확진자수가 하루 평균 수백명 수준으로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8월 생산, 소비 지표는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정부는 지난 23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지난 30일부터는 수도권 영업시설 47만개를 셧다운(폐쇄)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령했다.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는 매장 내 취식을, 식당·호프집·치킨집·분식점·패스트푸드점 등에는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금지했다.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도 금지됐다.

내수와 수출 등 사실상 생산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이 모두 줄어들었다. 8월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장마 등의 영향으로 국가 경제의 중요 부분이 작동하지 못하면서 수치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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