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북부 야마가타시의 오누마 백화점이 코로나19 사태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시작한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본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유명 백화점들의 줄도산의 단면이다. 일본 전역에서는 비자들의 쇼핑 습관이 백화점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데다 수십 년 동안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 젊은이들의 이탈로 유명 백화점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로드 앤 테일러'나 '니만 마커스' 등의 유명 소매업체들이 도산한 것과 마찬 가지로 코로나19 탓에 경제봉쇄령이 내려지고 비대면 온라인 구매 행태가 학산하면서 일본에서도 소매업체들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146년 역사의 나카고가 후쿠시마 시에서 마지막 남은 가게의 문을 닫았다. 일본 남부 기타큐슈의 이즈츠야는 두 개의 주요 점포 중 하나를 폐쇄했다.
채권자로부터 오누마 백화점을 매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소매 컨설턴트 야마시타 슈헤이는 "오누마의 파산 신청이 실망스럽지만 사실 요즘 사람들은 오누마와 같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속에 쇼핑과 관광이 위축돼 매출이 급감했다. 7월 산업 매출은 1년 전보다 5분의 1 감소했고 정책 입안자들은 더 많은 점포 폐쇄와 부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었음에도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1만 달러짜리 기모노나 고급 식기류 같은 고가 명품 등을 판매하며 백화점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1999년 이후 업계 전체 매출과 매장 수는 모두 30% 이상 감소했다. 일본 국내 203개 백화점 중 일부는 다른 세입자를 들여와 매장 면적을 대폭 축소했다. 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는 지난 10년 동안 여러 점포를 폐쇄했으며, 지난 3월에는 도쿄 시내에 있는 미쓰코시 매장을 내년에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담당자들은 소매 점포 폐쇄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은행들의 부실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 전반이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새 총리로 사실상 굳어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핵심 정책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야마가타에서 오누마 백화점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야마시타의 컨설팅 회사는 오누마를 인수해 점포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채권자들은 최고가 입찰자에게 파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야마시타는 백화점 유지를 위한 자신의 계획을 채권자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