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부문 분할 전략...시총 5.7조원 '증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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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부문 분할 전략...시총 5.7조원 '증발' 후폭풍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17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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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LG화학이 17일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확정했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하며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는다.물적분할이란 모회사에서 특정 부문을 떼어내 자회사로 만든 후 모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기존 LG화학 주주는 신설되는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지만 LG화학이 신설회사를 지배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LG화학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문사업 분야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의결했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10월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뒤 12월1일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면서 "회사 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증대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데 대해서는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연구개발(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이 2024년에 매출 30조 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 원이다.

LG화학 분할 전과 후의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분할 전과 후의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배터리 자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일반 투자자들의 이탈 여파로 회사 주가는 이틀째 급락을 이어갔다.배터리사업을 따로 떼어낸다는 소식에 LG화학 6%이상 급락해 시가총액이 3조원 가까이 줄었다.  LG화학의 배터리사업 지배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한 개인 투자자들은 1400억원 넘게 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화학의 주가는 전닐에 비해 6.11%(4만2000원) 내린 6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67만1000원으로 장을 시작해 장중 68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오전 11시 40분쯤 물적분할을 공식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62만5000원까지 내려앉았다

종가 기준으로 LG화학의 시가총액은 45조5321억원으로 전 거래일(48조4969억 원) 보다 2조9648억 원 줄었다.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할 것이란 소식이 시장에서 돌기 시작한 16일과 17일 이틀 사이에 시총이 약 5조7000억 원 줄었다. LG화학은 전날에도 5.37%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물적분할이 장기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관측이 나온다.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이익이 나도 신설 법인이 신규 상장하면 모회사인 LG화학의 기존주주들은 지분율이 줄어들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배터리사업 분사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결정이겠지만 배터리 부문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기존 소액주주들에 대해선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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