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가격 '학살',광산업체 주가 급락 왜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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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학살',광산업체 주가 급락 왜 일어났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22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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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구리, 철광석 등 주요 금속 가격이 21일(현지시각)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 강세에다 주가 하락에도 '안전 자산' 수요 증가 늘지 않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가져올 수요 부진에 대한 투자자 염려가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광산업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이날 이들 세 금속 가격 하락을 놓고 '학살'이라고 표현했다. 

호주광산업체 BHP, 리오틴토, 브라질 발레, 캐나다 뉴몬트, 배릭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급락하고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금값 급락을 상징하듯 눈이 피투성이가 된 금칠 조각상이 등장했다. 사진=마이닝닷컴
금값 급락을 상징하듯 눈이 피투성이가 된 금칠 조각상이 등장했다. 사진=마이닝닷컴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와 마이닝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가격은 약 3% 하락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경제봉쇄 조치가 취해지면서 달러 강세를 뛴 결과다. 금값은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로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93.641로 전거래일에 비해 0.8%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피난처 자산인 달러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상승했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의 가격은 달러 가치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금 값은 내려가는 것이다.다른 통화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달러로 바꿔 금을 살 수 있는 양의 줄어드는 탓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봉쇄 조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국에 걸쳐 2주 정도 술집과 식당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의 ‘서킷 브레이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날 금 12월 인도분은 2.6%(51.50달러) 내린 온스당 1910.60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온스당 1885.40달러까지 내렸다. 시장 조사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7월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하락했지만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지는 않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18일)보다 1.84%(509.72포인트) 하락한 2만7147.7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거래일보다 1.16%(38.41포인트) 내린 3281.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3%(14.48포인트) 하락한 1만778.80에 장을 마감했다.

은 12월 인도분은 10.1%(2.74달러) 내린 온스당 24.387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7월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리 12월 인도분은 2.7% 떨어진 파운드당 3.0135달러(1t당 6645달러)를 나타냈다.

북부 중국으로 수입되는 철 함유량 62% 정광은 지난주 종가에 비해 4.1% 떨어진 t당 119.82달러를 나타냈다. 마이닝닷컴은 철광서 가격 하락에 대해 재고증가와 브라질 생산 재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백금 10월 인도분은 약 6.7% 떨어진 온스당 876.10달러, 팔라듐 12월 인도분은 4.2%하락한 온스당 2281.7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금속을 캐내는 광산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호주 리오틴토 주가는 이날 5.2% 급락해 시가총액이 1120억 달러로 줄어 들었다. 세계 1위 광산업기업인 호주 BHP그룹 주가는 이날 4% 하락해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BHP 시가총액은 1340억 달러로 내려갔다. 브라질 철광석 기업 발레의 주가도 4% 하락했다. 발레 주가는 올들어 17.5%나 내렸다. 

금광주들도 하락했다. 배릭이 2.6%, 뉴몬트가 2.3% 각각 내렸다. 두 회사의시가총액은 각각 500억 달러와 520억 달러로 내려갔다. 앵글로골드아샨티는 4.7% 내렸고 호주 뉴크레스트의 주식예탁증서(ADR)는 5.1%, 킨로스골드는 8.2% 각각 하락했다.

백금과 팔라듐을 생산하는 시바니스틸워터 주가는 7.9% 떨어졌다.

귀금속 가격 하락에 투자자들은 연대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투자자 연합체는 올해 금값이 24%나 상승했는데도 금광 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데 대해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금 투자 기업에는 헤지펀드 오너인 억만장자 투자자 존폴슨과 이집트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 전 오라스콤 회장,금광주주금평의회( Shareholders’ Gold Council ) 회원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경영진 보수나 실적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이사들의 교체를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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