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에너지, 키스톤XL 지분 원주민 기업에 매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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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에너지, 키스톤XL 지분 원주민 기업에 매각키로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10.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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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합의안 4분기 나와...키스톤 송유관 공사 급물살 탈 듯

캐나다와 미국 네브래스카주를 연결하는 논란 많은 키스톤XL 대형송유관의 돌파구가 열리는 모습이다.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는 회사가 프로젝트의 지분을 원주민 기업에 일부를 매각해 원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기업과 화해해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직접 참여하면  알버타주 경제는 물론 캐나다 경제 활력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키스톤XL 송유관 프로젝트 지분 매각 양해각서에 서명한 TC에너지 관계자와 원주민 대표들이 29일  서명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스톤XL
키스톤XL 송유관 프로젝트 지분 매각 양해각서에 서명한 TC에너지 관계자와 원주민 대표들이 29일 서명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스톤XL

캐나다의 경제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29일(현지시각) 캘거리발 기사에서 송유관 대기업 TC에너지가 장기 지연되고 있는 키스톤XL 프로젝트 지분 일부를 5개 원주민 집단을 대변하는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TC에너지는 현재 건설중인 사업규모 144억 달러의 송유관 프로젝트 지분 매각을 공개로 해왔으며  알버타주와 사스캐처원주 내 거주하는 5개 원주민 집단이 소유한 기업 '내추럴 로 에너지(Natura Law Energy)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리처드 프라이어(Richard Prior) 키스톤XL 대표이사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모델을 캐나다와 미국에서 건설중인 키스톤XL 주변 다른 원주민들을 위한 기회로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TC에너지는 매각 지분의 규모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종 합의는 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알버타주 키스톤송유관이 공사중이다.사진=NRDC
캐나다 알버타주 키스톤송유관이 공사중이다.사진=NRDC

이런 발표가 나오자 이해관계자들은 환영을 표시했다. 내추럴로에너지의 대표인 알뱅 프랑스와 족장(Chief Alvin Francis)은 "오늘 발표는 산업과 원주민 집단이 협업할 때 성취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증거물"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케네디 알버타주 총리도 이번 합의를 "원주민이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 지분을 갖는 역사적 거래"라고 극찬했다. 케네디 총리는 "원주민들이 우리 경제에 전면 참여하는 것은 화해의 중심"이라면서 "마찬 가지로 알버타주의 회복도 원주민 사회의 경제번영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키스톤송유관XL(녹색). 사진=위키피디아
키스톤송유관XL(녹색). 사진=위키피디아

 키스톤 송유관은 캐나다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규모 건설공사다. TC에너지와 캐나다 알버타주정부가 소유한 이 송유관은 캐나다 앨버타주 하디스티에서 미국 네브래스카주 스틸시티까지 무려 1900km에 이르는 대형 송유관이다. 캐나다 국경지대에서 몬태나주를 잇는 미국내 첫 공사구간 공사은 완료됐다.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 몬태나주를 연결하는 키스톤XL 대형 송유관 공사 미국 구간 첫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사진= CTV뉴스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 몬태나주를 연결하는 키스톤XL 대형 송유관 공사 미국 구간 첫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사진= CTV뉴스

그러나 10년 전부터는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엄청난 논쟁이 시작됐고 환경단체와 원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됐다. 이후 몇 년 만에 공사가 재개하자 원주민과 환경단체들이 지난 4월 곤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개했다.

이들은 무려 1000명의 공사장 인부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으며 송유관과 공사용 건설물들이 토양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게 그들이 내건 이유였다. 원고측 변호사들은 이미 몇년이나 늦어진 공사 때문에 송유관회사 측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이용해서 송유관 일부라도 공사를 마쳐 앞으로 건설 중단을 더 어렵게 만들려 하고있다고 공사 중지 신청을 심의하는 원격화상회의에서 주장했다.

키스톤XL송유관 건설 반대론자들이 지난 4월22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키스톤XL송유관 건설 반대론자들이 지난 4월22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특히 원주민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기초 건강보험 서비스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설상가상 새로운 외부 유입까지 가세하는 건 안된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4분기에 최종 합의안이 나오겠지만 TC에너지가 풀어야 할 숙제는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원주민들의 환경오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TC에너지는 큰 강을 건너는 구간에서는 하천 바닥 밑으로 깊은 터널을 뚫어 안전하게 송유관을 매설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일방 결정이 아니라 기업과 원주민 사회가 협의해 송유관 건설이 이뤄짐으로써 환경보호도 하고 경제이익과 번영도 창출하길 기대해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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