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중국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에 진입하면서 지난 6개월 간 이어진 한국 배터리 업체만의 성장 국면은 마무리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기업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다. 중국발 신종코로나아비러스감염증(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이 경제봉쇄령을 내리고 여행제한령을 발동하면서 전기차가 덜 팔려 CATL 등 중국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도 줄어 한국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선임연구원은 4일 발간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애 따르면,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8월 23만5000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가 48%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17.5%)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누적판매는 141만7000대로 2% 줄었다.
같은달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에 비해 134% 늘어난 9만2000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39%를 차지했다. BEV 비중은 54%, PHEV는 46%를 나타냈다.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80% 급증한 61만9000만 대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8월 중국 전기차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42% 증가한 10만5000대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10만대 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45%를 차지했다. BEV 비중은 79%, PHEV는 21%를 나타냈다. 8월까지 누적 판매는 55만40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 감소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9% 감소한 30만 9000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13%를 차지했다. BEV 비중은 83%, PHEV는 17%를 나타냈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7만9000만 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 줄었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만큼 2차전지 판매량 증가폭도 커진 것으로 평가됐다.
8월 중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동월에 비해 41% 증가한 10.8기가와트시(GWh)로 두 달 연속으로 증가했다.전기차 2차전지는 3월에 23% 감소한 이후 4월 -39%, 5월 -34%, 6월 -18% 이후 7월에 23% 증가로 돌아섰다.
업체별로는 LG화학이 161% 증가한 2.4GWh, 중국 CATL이 18% 늘어난 2.8GWh,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이 1% 증가한 2.1GWh, 한국 삼성SDI가 68% 증가한 0.6GWh, 중국 BYD가 42% 늘어난 0.6GWh의 판매를 각각 기록했다.
CATL과 파나소닉, BYD는 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들어 8월까지 누적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 감소한 64.7GWh를 기록했다. 업체별 8월 누적 판매량은 LG화학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6%, 삼성SDI가 59% 각각 증가했지만 CATL과 파나소닉 ,BYD는 각각 20%, 25%, 56% 감소했다.
한국 업체들의 실적 개선흐름이 지속됐다고 김현수 선임연구원은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북미와 중국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지난 6개월 간 이어진 한국 배터리 업체만의 성장 국면은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역성장한 중국 전기차 시장이 7월 27%, 8월 42% 성장했고 중국의 주문자상표생산(OEM) 고객사 비중이 높은 CATL 배터리 출하량이 6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북미의 경우 지난 5개월 월평균 마이너스 41%의 감소폭이 8월 마이너스 8%로 완화됐다. 미국 테슬라의 비중 높은 파나소닉 역시 6개월 만에 반등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 리스크가 시장에 널리 알려지면서 향후 셀 메이커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에 주가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라면서 "하반기 한국 셀 메이커들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수익성(흑자 전환 전망)이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리고 예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