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금값'...코로나19로 집밥 수요 증가, 생산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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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금값'...코로나19로 집밥 수요 증가, 생산 최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0.08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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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오르자 오뚜기 즉석밥 가격 인상

채소에 이어 쌀 값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긴 장마로 병충해가 늘면서 벼 생육(生育)이 부진했고 태풍으로 쓰러진 벼도 많아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쌀 생산량은 5년 연속 감소하고 수확량도 매년 줄고 있다. 쌀값이 '금값'이란 말도 나온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식생활 습관 변화로 즉석밥 인기와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업체들은 쌀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쌀 생산량 전망.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쌀 생산량 전망.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쌀 20kg 한 포대(상품) 가격은 5만560원으로 1년 전 4만5916 원에 비해 10.1% 올랐다. 최근 5년 평균 가격 3만9605원과  비교하면 27.7% 올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면서 생긴 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368만t으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국에서 냉해 피해가 큰 1980년 355만t 이후 4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관측월보에서 "태풍으로 작물이 비바람에 쓰러졌고 낟알이 검거나 하얗게 변해 쭉정이가 되는 흑백수(黑白穗), 아직 베지 않은 곡식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穗發芽)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벼 재배 면적도 72만6000헥타르로 지난해보다 0.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농식품무 국정감사에서 "올해 쌀 생산량은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 감소 추세, 재배면적 등을 고려할 때 수급 균형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장관은 "공공비축,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자금 지원 등을 통해 수확기 중 올해 생산량의 약 60%를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태풍 등으로 생긴 피해 벼 매입과 함께 수급 동향에 따라 산물벼 인수 등 필요한 수급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2020년산 공공비축미 34만t과 해외공여용 쌀 1만t 등 총 35만t을 매입한다. 농가 편의를 위해 수확 후 건조하지 않은 벼인 산물벼 10만t은 지난달 14일부터 11월 20일까지, 수확 후 건조·포장한 벼인 포대벼 24만t은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입한다.

농식품부는 벼 매입 직후 포대(40㎏)당 3만 원의 중간 정산금을 농가에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는 매입가격이 확정된 후 연말까지 지급한다. 지난해 벼 매입가격은 포대(40㎏)당 1등급 기준 6만5750원이었다.

지난해 정부가 비축한 쌀 재고는 86만7000t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적정 재고량을 2개월 치, 연간 소비량의 17~18% 수준인 80만t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올해 햅살을 매입하면 재고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쌀 소비가 늘고 있다. '

이는 국책연기구관인 한국농촌연구원의 전망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다. 한국농촌연구원은 코로나19로 쌀 소비가 줄어 쌀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연구원은 지난 4월 쌀 관측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경기 침체와 외식, 식자재 업체 쌀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여행 자제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집밥’ 수요가 늘며서 쌀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쌀값이 오르자 오뚜기는 지난달 즉석밥 3종 가격을 3년 만에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 외에 CJ제일제당, 홈플러스 등이 잇따라 즉석밥을 출시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최근 쌀겨와 쌀눈을 고스란히 담아 영양소가 풍부한 햇반 현미 쌀밥을 출시했고 홈플러스는 자체 브랜드(PB) 홈플러스 시그니처 햅쌀밥을 선보였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017년 3287억원4700만 원, 2018년 3837억700만 원, 2019년 4134억3200만 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7월은 2452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올랐으며, 하반기에도 즉석밥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쌀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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