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의 삼양식품, 밀양新공장 착공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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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삼양식품, 밀양新공장 착공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0.19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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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경남 밀양에 2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6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을 짓는다.  삼양식품은 현재 수출용 불닭볶음면을 강원 원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수출 관문인 부산항과는 340㎞ 떨어져 있다. 밀양 신공장이 완공되면 부산항과의 거리가 70㎞로 크게 단축된다. 국내에서의 물류비가 50% 이상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은 회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11.1%로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2018년에 비해 1.8% 포인트 하락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6671억 원에 영업이익 1066억 원, 당기 순이익 832억 원을 냈다.  19일 주가는 10만 600원을 기록했다. 주주는 삼얀내추럴스가 33.26%,김정수 총괄사장이 4.33%, 전인장 회장 3.13%, 삼양이건장학재단 1.68% 등으로 나타나 있다.

삼양식품 김정수 총괄사징이 19일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신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김정수 총괄사징이 19일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신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19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 김경수 경남지사, 박일호 밀양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김 사장은 2012년 삼양식품의 히트 상품인 '불닭볶음면'을 만든 주역이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 제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지난해 회사 매출 2727억 원 중 88%인 2400억 원이 수출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는 1250억 원어치가 팔려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밀양공장은 당초 1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서 700억원 더 늘려 2000억원을 투입한다. 공장은 2022년 준공이 목표다. 연면적 6만9801㎡ 규모에 지하 1층~지상 5층이다.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등이 들어선다.

밀양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6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도 기존 원주, 익산공장 생산량(12억 개)을 더해 18억 개로 늘어난다.

10월19일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양식품 밀양공장 착공식에서 (왼쪽 여섯번째부터) 박일호 밀양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정수 총괄사장 등 참석자들이 착공을 알리는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10월19일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양식품 밀양공장 착공식에서 (왼쪽 여섯번째부터) 박일호 밀양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정수 총괄사장 등 참석자들이 착공을 알리는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김 총괄사장은 기념사에서 “많은 기업이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에 생산기지를 구축하지만 삼양식품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밀양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면서 “삼양식품은 사회공헌을 기업의 최대 가치로 여겨온 만큼 밀양공장을 통해 수백 명의 국내 일자리 창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이날 착공식을 통해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불닭 시리즈를 개발해 삼양식품의 제2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지난 1월 회삿돈 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3월 남편인 전인장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남편 전인장 회장도 같은 혐의로 징역 3년형이 선고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관련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법무부 별도 취업 승인을 받아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김 총괄사장은 “밀양공장 착공은 회사가 직접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지난 8월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연결대상 종속히사로 삼양제분,  호면당, 삼양프르웰, 삼양로지스틱스 삼양티에이치에스를 거느리고 있다. 이밖에 삼양목장, 호면당, 삼양냉동, 삼양제주우유,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주), 삼양내추럴스,  삼양이건장학재단, 삼양원동문화재단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전부 비상장자사다.

이건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 사진=삼양식품
이건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 사진=삼양식품

한편, 삼양식품은 창립자인 고(故) 전중윤 회장이 1961년 창립한 회사도 196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만든 회사다. 전 창업주는 제일생명보험 사장을 지내다 1959년 출장 차 들른 일본 도쿄에서 라면과 인연을 맺고 1961년 9월15일 삼양식품을 창립했다.

고 전 회장은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서민들이 한 그릇에 5원인 '꿀꿀이죽'을 먹기 위해 줄을 선 것을 보고 일본 '묘조(明星) 식품'에서 기술과 기계를 도입해 만들었다. 그는 1969년 엔 국내 업계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라면을 수출하면서 '라면 강국 코리아’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0년 장남인 전인장 회장에게 경영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현재 삼양식품은 그의 손자인 전병우 이사가 경영을 사실상 주도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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