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에 잠수함 핵연료 안 줘...한국 미사일방어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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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에 잠수함 핵연료 안 줘...한국 미사일방어에 투자해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10.25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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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이 신형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위해 미국에 핵연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내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에 핵연료를 실제로 제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전력은 물론 해상을 기반으로 한 미사일 역시 다수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가 없을 경우 핵잠수함은 전략자산이 될 수 없다는 반대론도 적지 않다.

오하이급 핵추진 전략잠수함 테네시함. 사진=USNI뉴스
오하이급 핵추진 전략잠수함 테네시함. 사진=USNI뉴스

반면, 미국이 북한의 잠수함 역량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핵 잠수함 개발에 더 유연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세계에서 공식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P5+1) 등 총 여섯 곳에 불과하다. 한국 해군은 현재 장보고급 9척, 손원일급 9척, 도산안창호급 1척 등 19척의 디젤전기추진 잠수함만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국 정부가 핵연료를 한국에 공급하게 될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에 대응해 한국도 핵추진 잠수함 보유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미국은 핵 비확산 원칙을 앞세워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후보시절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대통령 후보시절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에도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27일 "핵추진 잠수함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한미원자력 협정의 개정을 논의하겠다. 핵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고 원료로 사용하는 그런 잠수함은 원자력에 관한 국제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20일 RFA에 “미국은 핵 무기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목 아래 앞으로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반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해군 산하 해상체계사령부의 제임스 캠벨 분석관도 2019년 10월 RFA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미국이 협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캠벨 분석관은 "미국의 (잠수함용) 원자로 기술은 저도 접근할 수 없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밀사안"이라면서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이 기술을 절대 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한미군 특전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헌실적인 점에서 볼 때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특별한 군사적 이점이나 대북 억지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맥스웰 연구원은 또 핵추진 잠수함의 이점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더 장기간 수면 아래 있을 수 있다는 점이지만, 통상 핵잠수함이 디젤잠수함보다 소음이 커 적에 발각될 가능성이 높고 잠수함이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르는가는 잠수함 안에 타고 있는 군인들의 역량에 달려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있어 핵추진 잠수함 보다는 미사일방어체계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넷 연구원은  핵추진 잠수함이 실제 핵무기를 싫고 다니지 않는 이상 효율적인 ‘전략적 자산’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군비통제 및 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원한다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전력은 물론 해상을 기반으로 한 미사일 역시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한국이 핵잠수함을 추진하는 지 그 배경에 의문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폴락 연구원은  핵추진 잠수함은 농축우라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국이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 더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국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반도 담당국장은 미국이 한국과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에 핵잠수함을 판매하거나 임대하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이 같은 한국의 바램을 현실화하는 데 협조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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