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금광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에게 금이나 금광 회사 주식을 사라는 암시로 읽힌다. 현재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대에 있는데 더 오를 것임을 시사하는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25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2분기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캐나다 금광회사 배릭골드(Barrick Gold) 주식 5억65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버핏이 캐나다에 투자한 주식 7억9400만 달러의 71%에 해당한다.
버핏은 나머지 29%를 캐나다 에너지 회사 썬코에너지(Suncor Energy)에 투자하고 있다.
버핏이 배릭골드를 산 이유에 대해 야후파니낸스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을 찍어내면서 금값이 오른 점, 배릭골드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점, 세전이익이 증가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마크 브리스토우(Mark Bristoe)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배릭골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금광업체로 13개국에 금과 구리 광산을 운영하면서 금과 구리를 생산하고 있다.지난해 생산한 금은 550만 온스였다.
상반기 배릭골드 매출은 57억7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41억5600만 달러에 비해 39%가 늘어났다.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 전 세전이익( EBITDA)도 상반기 27억9300만 달러로 1년 전 17억2900만 달러에 비해 61% 이상 증가했다.
세금 등을 다 빼고 남은 이익인 순이익은 7억57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근 2.5배나 늘어났다.
배릭골드의 매출은 2018년 크게 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34% 급증한 97억17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익은 3배 넘게 폭증했다. 2018년 적자를 낸 배릭골드는 지난해 39억6900만 달러 순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으로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풀렸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값은 달러가 많이 풀려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반대로 올라간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일정한 가치를 갖고 있는 금이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값은 2분기에 평균 온스당 1711달러였는데 3분기에는 온스당 1909달러로 상승했다. 덕분에 배릭의 매출은 늘었다. 그렇기에 버핏 회장이 배릭골드를 선택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캐나다 주식시장은 전세계 주식시장의 단 2.7%만 차지하는 데 버핏 회장이 배릭골드를 선택한 것은 이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배릭은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 회사다. 배당수익률이 0.60%에 불과하다. 주가도 버핏이 사들인 뒤 7% 상승하는데 그쳤다. 23일 캐나다 토론트 증권거래소에서 배릭골드는 전날에 비해 0.34% 내린 주당 35.21캐나다달러로 마감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년 평균 목표가를 35.10 미국달러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근 30% 정도 오를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단타 매매를 하지 않고 배당수익이 높은회사를 선택한다. 그가 배릭골드주를 매수했다는 것 장기로 금 가격이 오를 것이며 배당수익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금값은 올들어 20% 넘게 뛰었는데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배릭골드 실적도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버핏이 배릭골드주식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미국의 투자사이트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지금은 금을 사야 할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