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분야별 영향을 'B‧I‧D‧E‧N'으로 풀이하고 "통상‧유가‧환율‧산업‧대북정책 등 전 방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의는 바이든(BIDEN)의 알파벳 초성으로 △통상분야 미국 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wth)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등을 촉발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분류하고, 사전 준비를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바이든 행정부가 취할 유력한 시나리오 가운데 첫 번째로 'Bond with Allies'를 꼽았다. 즉 동맹과 연대다. 바이든은 통상 분야에서 동맹국에 대한 연대 요구룰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계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보다 통상 마찰의 불확실성을 줄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자유무역 기조가 즉시 회복되지 않더라도 국제 통상 질서가 존중되면 국제 무역이 전반적으로 재활성화되면서 우리 수출 기업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의는 바이든의 통상전략을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으로 요약한다. 다자외교 전환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재추진하면 한국도 동참 압박을 받을 수 있고, 민주당의 환경·노동 이슈가 무역 협상에 명문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에는 또 다른 형태의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상의는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가능성에도 미리 대응할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이든이 셰일오일 개발 규제와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를 공약한 만큼 원유 공급이 줄어 단기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간 핵협상 재개에 따른 원유 공급 증가, 탄소 중립 프로젝트의 본격 이행 등이 이뤄질 경우 중장으로는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달러화 가치 하락 가능성(Dollar decline)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경기부양책으로 달러 공급이 더 늘면 우리나라의 수출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과 원유, 밀과 콩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9월 3일 달러당 1190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두 달 사이 60원 넘게 하락해 1130원 밑으로 떨어졌다.
바이든 정부는 청정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를 쏟아붓는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Eco-friendly growth)'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은 수혜를 볼 것으로도 전망했다.
끝으로 또 대북 정책의 전면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가 있을 것으로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의 하향식(Top-down) 방식 즉 정상회담을 통한 직접 협상보다는 실무 차원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한 후 정상이 최종 합의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