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낭보'에 주가 급등하자 국제유가도 8% 안팎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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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낭보'에 주가 급등하자 국제유가도 8% 안팎 폭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1.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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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는 발표에 9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화이자 백신 낭보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9일 8% 안팎으로 올랐다. 사진은 푸른 초원이 뒤덮인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 모습. 사진=RT/글로벌룩퍼프레스
화이자 백신 낭보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9일 8% 안팎으로 올랐다. 사진은 푸른 초원이 뒤덮인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 모습. 사진=RT/글로벌룩퍼프레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8.5%(3.15달러) 폭등한 배럴당 40.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 인도분은 7.5%(2.95달러) 상승한 배럴당 4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유가는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일간 달러 상승폭과 상승률은 5월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백신이 그동안 유가를 짓눌러온 최악의 수요 침체를 정상화시켜줄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화이자는 외부 전문가 패널이 3상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를 넘었다는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백신을 투여한 실험군과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눠 진행한 임상시험 과정에서 나온 확진자 중 백신 접종자는 10%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최종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일반 독감 백신(예방효과 40∼60%)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보여준 것이어서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극도로 위축된 이동·여행 수요에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탔다.

유가상승에 대해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는 "주식시장 강세를 이끈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정) 대선 소식과 함께 오늘 낙관적인 백신 헤드라인으로 석유산업도 강세 분위기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대개 석유시장과 흐름을 같이 하는 뉴욕 주식시장은 이날 화이자의 백신 임상시험 중간결과 발표에 힘입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장중 사상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유가를 끌어올린 다른 이유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지속 의지를 재확인한 점이 꼽힌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감산 합의가 시장 여건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이 더 강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OPEC+는 현재 하루 770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이를 하루 570만배럴로 줄일 계획이다.

이날 사우디 석유장관이 시사한 것처럼 감산 강화가 결정돼 하루 770만 배럴 감산이 내년에도 계속되면 백신 개발로 경제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도 계속 위축돼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ING는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 관계를 개선해 이란 석유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있지만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사우디의 감산 효과는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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