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너무 빨리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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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너무 빨리 오른다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1.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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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가 23개월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런 상승세가 지속할지 아니면 꺾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에는 원화가 1달러에 1070원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고 1124원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100달러 지폐. 사진=리테일에프에스프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100달러 지폐. 사진=리테일에프에스프로

원화 가치 상승 즉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튼튼하다는 증거이지만 지나치게 빠르게 오를 경우 경제에는 오히려 독이 된다.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원유 등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달러로 표시되는 우리 수출품의 가격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주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수출 중소기업들은 수출해서 번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손실을 보는 만큼 채산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4.8원 내린 1114.8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첫 거래 10월5일 달러당 1163.4원에 비하면 한 달 조금 지난 기간 동안 원화 가치가 50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1일 장중 한때 1109.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시장에선 원화가치가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 정부는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대규모로 달러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에 달러가 풀리면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역으로 원화 가치는 올라간다.

게다가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고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

달러 약세 속도가 늦어질지는 몰라도 하락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도 거의 동조한다.이에 따라 달러 약세, 원화 강세는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한국경제 전망에서 12개월 뒤(내년 11월) 원화가치가 달러당 107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속도가 완만해질 수는 있겠지만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080~1090원대로 1000원대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점쳤다.

2021년 환율 전망. 사진=하나금융투자
2021년 환율 전망. 사진=하나금융투자

반면, 하나금융투자의 나중혁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하락과 수준 부담으로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내년 연평균 1124원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과잉 유동성과 쌍둥이적자, 한·중의 양호한 성장 등이 미국 달러 약세를 지지할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124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완만한 V자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가치 상승은 성장동력인 수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 상승하면 총수출은 0.51% 감소한다. 

대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환 헤지 기법을 동원하지만, 중소기업은 유동성 문제 때문에 최대한 빨리 원화로 바꿔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들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이미 기업들은 달러 대신 유로화나 다른 통화 비중을 늘리고 현지 부품 조달과 생산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어떤 대응할 지 주목된다.달러 약세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벌어진 경기침체를 딛고 반등해야 할 내년에 경제 운용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개입에 나설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정숙 기자 kontrkr@naver.com

[출처: 중앙일보] 원화값 23개월만에 최고…뜀박질 너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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