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크기의 끝은?...원아푸스호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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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크기의 끝은?...원아푸스호의 경우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2.11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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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부근 태평양에서 컨테이너 1861개 잃고 일본 고베항 귀항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선박은 보통 20피트짜리 컨테이너(6.6m) 몇 개를 실어나르느냐가 척도였다. 선박을 길고 깊에 만들어 수십층 높이로 쌓으면 한 번에 2만개 이상 싣는 선박이 등장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선박의 길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무겁다는 미국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보다 크느냐 작느냐를 놓고 따진다. 니미츠급은 비행갑판 기준으로 길이가 무려 332.8m, 너비 76.8m, 만배수량 11만4000t의 어마어마한 군함이다.

그런데 길이만으로 따져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초과하는 컨테이너선이 등장했다. 축구장 길이 몇 개에 해당하는 길이를 자랑하는 선박이다. 바로 일본 깃발을 달고 다니는 '원아푸스((ONE Apus)' 호다.

원아푸스호.사진=마린 트래픽
원아푸스호.사진=마린 트래픽

길이가 무려 364.15m, 너비 50.6m, 깊이 29.5m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엔진룸 공간을 최소화해 선체에 최대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게 설계됐다. 너비만을 기준으로 하면 니미츠급 항모의 너비 40.8m보다 무려 10m 이상 넓다.

일본 선사 원(ONE)이 소유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원아푸스'호는 최근 2000개에 육박하는 컨테이너를 태평양 해상에서 분실하고 모항인 일본 고베항으로 회항해 주목을 받았다.

12일 지캡틴 등 해운 전문 매체에 따르면, 태평양 한가운데까지 나간 '원아푸스' 호에 탑재된 컨테이너가 바다로 추락함에 따라 지난 8일(현지시각) 일본 고베항으로 회항했다. 미국으로 항해하다 태평양 한 중간에 있다가 8일간 회항해 일본 항구에 도착했다.

하와이 부근 태평양상에서 악천후로 운송하는 컨테이너 1800여개를 분실한 원아푸스호. 사진=원아푸스
하와이 부근 태평양상에서 악천후로 운송하는 컨테이너 1800여개를 분실한 원아푸스호. 사진=원아푸스

원아푸스호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4000개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다. 일본 치도리쉽홀딩이 소유주이고 NYK선박관리회사가 관리해왔다.

원아푸스호는 지난해 건조돼 같은해 4월 원 선사에 인도됐는데 총톤수 14만6694t, 여름 재화중량톤 13만8611t이다. 비슷한 사고를 겪은 원 아키라호는 지난 2018년 9월 원에 인도됐다.

치도리쉽홀딩스 등은 "원아푸스호가 하와이 북서쪽으로 1600해리 떨어진 지점에 있을 때 악천후를 만났을 때 컨테이너를 소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1816개 가운데는 위험물질이 많이 실려 있었다. 64개가 위험제품, 54개가 폭죽, 8개가 배터리, 2개는 액체 에탄올을 각각 싣고 있었다.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선사가 책임을 진다. 이 조선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 10월 30일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원 아키라(ONE Aquila)선박과 원아푸스호가 같은 조선사에서 건조했기 때문이다.

원아키라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분실된 컨테이너 수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선박은 미국 서부 워싱턴주를 거쳐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박 모두 일본 조선사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JMU)’가 모두 건조했다. 2000년 대 말 들어 일본 조선사 경쟁력이 한국 조선사에 밀리자 2013년 일본 조선사 유니버설 조선과 IHI 마린 유나이티드가 합병해 JMU를 출범했다. JMU는 일본선사 원, NYK 등으로부터 자국발주 물량을 전적으로 수주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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