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대졸 백수 19만 명의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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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대졸 백수 19만 명의 어두운 그림자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2.28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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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한 청년들을 두고 '청년 백수'라고 한다. 국어사전은 백수를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이라고 설명한다. 요즘 청년 가운데 일이 없어 백수소리를 듣는게 억울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죽어라고 공부해 대학가고 또 죽어라고 공부해 졸업했는데 막상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백수'라는 딱지표를 붙이기에 앞서 왜 그렇게 됐는지를 천착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2020년 11월 고용동향은 청년층의 어려움을 정확히 담지 못한다. 청년 백수들의 애환을 읽고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통계청
2020년 11월 고용동향은 청년층의 어려움을 정확히 담지 못한다. 청년 백수들의 애환을 읽고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통계청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나오고도 일을 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으며 그냥 쉰 20·30대 청년이 지난달 19만 명을 넘었다. 이름하여 '대졸백수'가 20만 명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만 15세가 넘은 사람들 중 취업 준비나 가사·육아 등을 하지 않고 심신장애와 같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쉰 사람을 '쉬었음' 인구로 분류한다. 이들은 일자리가 있는 취업자도 아니고 일자리를 잃었거나 일할 의욕이 있어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인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다. 취업을 못했으니 사실상 실업자라고 보는 게 온당할 것이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이는 235만 명이었다. 이중  48만6000명이 대졸자로 집계됐다. 대졸 백수들은 20대가 10만6000명, 30대가 8만7000명이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20·30대의 대졸자 중 19만3000명가량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백수로 지내고 있는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만 해도 대졸 백수는 13만7000명이었다. 1년 사이에 40.4% 늘었다. 1년전 7만 명인 20대 대졸 쉬었음 인구는 10만6000명이었다. 1년 사이에 50% 이상 늘었다. 6만 명대였던 30대 대졸 쉬었음 인구는 8만 명대로 뛰었다. 2030 청년들이 왜 백수로 지내는지는 굳이 말이 필요없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경기가 나빠진 게 근인이다. 코로나 탓에 수요감소와 매출 부진을 겪는 기업들이 채용 자체를 줄이고 있고 청년들을 많이 채용하는 주요 대면 업종의 부진이 일자리 씨를 말린 결과다.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교육서비스업 등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업종들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을 찾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고학력 청년 백수가 생기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만큼 일자리 시장은 얼어붙었다.

그렇기에 실업률 통계만 보고 고용사정이 괜찮다고 보도는 것은 오류를 범하기 쉽다. 지난달 실업률은 3.4%, 고용률은 60.7%를 나타냈다. 이를 보고 고용사정이 좋다고 보는 것은 현실을 전혀 올바르게 읽지 못한다. 

구직을 포기한 채 쉬는 사람 등을 포함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1667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7%, 43만1000명 증가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중 '쉬었다'는 인구는 무려 235만3000명으로 102%나 불어났다. 쉬었다는 인구는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14.1%나 된다. 가사(35.5%), 재학과 수강 등(21.9%),  진학준비와 군입대 등(19.5%)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년 백수 증가는 개인이나 가계, 국가 어디에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청년 실업못지 않게 심각하게 봐야할 사안이다.  청년들의 쉬는 기간,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는 큰 손실을 낳는다. 개인은 돈을 벌지 못하는 임금손실을 본다. 경력도 잃는다. 경력상실에 따른 임금 손실은 계속해서 발생한다. 청년층의 첫 일자리 잡기가 1년 늦어질 경우 취업에 성공한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10년 동안 연봉이 최대 8% 낮을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결과도 있다. 

청년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제때 진입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의 인적자원의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라 전체도 큰 손실을 본다는 얘기다. 백수, 그것도 2030 청년백수가 많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 짙은 어두운 그림자가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버지와 아들, 딸이 모두 백수인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정부의 반성과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단기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코로나 세대를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인턴십,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근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공공기관 체험형 일자리 규모를 올해(1만4000명)보다 8000명 더 늘리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 정도론 턱없이 부족하다. 밤을 새워가며 개발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2030 백수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지라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청년층이 우리 경제의 미래이고 이들의 역량 감소는 곧 우리경제의 성장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등불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책무다.

이정숙 기자 kontr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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