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2년 연속 0%대...저성장 저물가 지속
상태바
올해 소비자물가 2년 연속 0%대...저성장 저물가 지속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2.31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 일본식 '잃어버린 20년' 가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를 나타내며 2년 연속 저물가 현상이 지속됐다. 저물가가 지속되긴 하지만 돼지고기와 한우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고 신선식품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

그럼에도 한국경제는 저성장에 저물가가 지속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졌으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장기불황을 맞을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2020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2020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의 0.4%에 이어 2년 연속 0%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던 2015 0.7% 이후 3년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0.4%를 나타냈다.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0.8%와 2015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0.4% 올랐다.

반면,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9%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 분을 제외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과 석유류제외지수인 근원물가는 0.7% 상승했다. 이 역시 1999년 0.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과 에너지제외지수는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역시 1999년 마이너스 0.2%) 이후 가장 낮았다.

12월에는 소비자물가는 0.5% 상승했다. 그런데 생활물가지수는 0.1% 하락한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10% 상승했고 농축수산식품도 9.7% 올랐다.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는 내렸다. 

2020년 12월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2020년 12월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이로써 한국경제는 저성장과 저물가, 저금리 등 3저에 빠져 장기불황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저물가가 지속되면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돼 국내 경기 활력이 저하돼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위험이 커진다.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감소에 따른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뜻하지만 한국에는 유동성이 넘쳐나고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는데도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결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수요 감소로 실물경제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게 현 단계 디플레이션을 설명한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경제연구원 -1.4%, 한국금융연구원 -.12%,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각 -1.1%, LG경제연구원 -1.0%, 현대경제연구원 -0.8% 등으로 전부 마이너스가 예고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각각 -1.9%와 -1.1%를 예상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