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사라오름 산정호수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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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사라오름 산정호수의 추억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1.14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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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면 몇 년 전에 오른 한라산 산정호수를 생각합니다. 2017년 1월14일 올랐을 때 기억이 너무나 생생한 데다 그 때 느낀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마치 지금인양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산정호수. 사진=박준환 기자
한라산 산정호수. 사진=박준환 기자

그 때까지 한라산에 산정호수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대학 동창들과 밤늦게까지 놀다 늦게 일어나 한라산에 간 탓에 백록담까지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낮 12시가 넘어 산에 들 경우 안전을 위해 산행을 막더군요.

그 날은 올해 들어 제주도 날씨 중 가장 추웠다고 합니다. 제주시청 앞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송판악으로 갔습니다.거기서 한라산을 오른 것입니다.

한라산 산정호수 얼음위에서 등산객들이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한라산 산정호수 얼음위에서 등산객들이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오전 10시40분께부터 올랐습니다. 오르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가파르지 않아 저질 체력 허당 체력인 저도 폐가 터질 정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긋불긋 등산복을 입고 오르는 걸 보니 저도 쉽게 오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늦게 오른 터라 백록담은 오를 수가 없었습니다. 사라오름으로 갔습니다. 세상에 놀랍게도 산정호수가 있었습니다. 사라오름은 제주의 오름 중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오름의 정상부는 분화구를 형성하고 있으며, 분화구 내에는 둘레 약 250m 크기의 호수에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겨울이라 모든 게 얼어붙은데다 거칠고 찬 바람, 눈발이 등산객을 맞이했습니다.

한라산 산정호수 전경. 사진=박준환 기자
한라산 산정호수 전경. 사진=박준환 기자

그렇지만 그 절경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찬바람에 쌀알 같은 눈이 얼음위로 휘날렸습니다. 바람은 세찼습니다. 기온은 급강하했습니다. 손이 곱아 스마트폰을 누르는것조차 힘들었습니다.

한라산 산정호수. 사진=박준환 기자
한라산 산정호수. 사진=박준환 기자

아 이게 한라이고 이게 제주이며 이게 자연이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백록 중간 높이만한 곳에 이런 호수를 품고 있는 한라산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칼날 같은 바람에 볼은 얼었고 얼굴색은 거무튀튀해졌어도 말입니다. 제주의 밤바다 못지 않게 칼바람 설산 상고대는 뇌리에 영원히 각인될 것입니다.

한라산 고라니. 사진=박준환 기자
한라산 고라니. 사진=박준환 기자

내려오는 길에 고라니를 봤습니다. 숲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더군요.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듯 했습니다. 고라니를 보노라니 추위도 사람들이 오가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더군요. 다시 한 번 가서  송판악과 사라오름과 산정호수를 둘러보고 백록담을 꼭 오르고 싶습니다.

사진 글=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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