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2년6개월·법정구속...미래경영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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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2년6개월·법정구속...미래경영 치명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1.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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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법정구속되면서 재계 1위 삼성전자가 또 '경영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대내·외 악재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시 벼랑끝에 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겨온 '반도체 비전 2030(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비롯해 5·6세대(5G·6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반도체,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사업도 급제동이 걸렸을 만큼 삼성그룹의 경영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삼성준법감시제도를 이 사건 양형 조건으로 고려할 것인지에 대해 "삼성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 실현 선고가 한국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재계와 업계, 심지어 일반 시민들까지 나서서 이미 1년간 수형 생활을 한 이 부회장에게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호소를 저버린 법원 판결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법원 판결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發) 경제 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삼성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께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도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래경영 치명타"

이 부회장이 징역 2년6개월 선고와 법정구속되자 성과 재계는 향후 경영난맥을 걱정하고 있다.

삼성 측은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타계 이후 삼성의 1인자로 이른바 ‘뉴삼성’을 본격 시동을 걸 계획인 이 부회장의 구상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난 것으로 평가한다. 

대규모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 등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야 하는 경영 의사결정이 모두 올스톱 됐다. 

삼성 관계자는 "향후 한국경제를 최첨단 경제체제로 이끌 첨단 사업은 이 부회장이 직접 인재를 영입하고 해외 무대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저임금과 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삼성 총수의 법정구속은 삼성의 미래경영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지난 2017~2018년 수감 때처럼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점친다. 

삼성 관계자는 "옥중 경영은 면회 시간이나 횟수, 면회 인원 등에 제한이 있어 일분일초가 아까운 최첨단 기술 경쟁에서 자칫 뒤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자칫 국내 재계 1위이며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부상한 삼성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또는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데 삼성만 발목이 잡힌 모습"이라면서 "기업 경영의 위축이 삼성은 물론 국내 고용창출과 투자 등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1주일 전에 비해 삼성 계열사 시총 50조 증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계열사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삼성그룹 계열사는 23개 종목에서 27조9641억 원의 시가총액이 감소해다. 계열사 전체 시총은 775조5548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41% 하락한 8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삼성물산은 6.84%, 삼성SDI는 4.21%, 삼성생명은 4.96% 각각 하락했다. 

유일하게 상승한 호텔신라 우선주는 이 부회장의 실형 소식에 장중 한때 27% 이상 급등하기도 했으나 5.15% 상승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부터 이 부회장선고를 앞두고 계열사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계열사 전체로는 1주일 전인 지난 11일에 비해 무려 50조2152억 원이 줄어들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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