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지금은 인플레가 아닌 완전고용 걱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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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지금은 인플레가 아닌 완전고용 걱정할 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2.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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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준 금리 인상 우려를 일축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아닌 고용을 걱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목표치 2%를 크게 밑도는 반면 실업률은 완전고용 상태(3~4%)와 거리가 먼 6%대여서 파월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포, 곳곳에서 나타나는 경기회복 조짐, 유가 급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추진 등이 인플레이션과 Fed의 조기 금리인상을 부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30년 물 금리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장중 2%를 넘는 일도 일어났다. 미래 경제 성장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한 연설에서 이 같은 전망과 우려, 기대를 일축했다.

■ 파월 "완전고용 집중할 때"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따른 고용 한파를 녹이기 위해 세계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미국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미국연방준비제도(Fed)

그는 "미국의 완전고용을 다시 달성하기 위해 '사회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인들, 특히 무엇보다 팬데믹 기간 일자리에서 쫓겨난 여성·유색인종 등 소수계, 저임금 노동자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파월은 "일자리를 잃었거나 앞으로 잃을 가능성이 높은 이들의 규모를 감안할 때 최대 규모의 고용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부양기조의 통화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대응이 긴요하다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부문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안정된 수준이라는 사실이 파월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 상승에 부합했다. 1월 CPI는 전년에 비해서는 1.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1.5% 상승을 밑돌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월에 전월 대비 변화 없음(0%)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 0.1% 상승보다 낮았다.

물가가 대체로 예상보다 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될 수 있다는 염려가 경감됐음은 물론이다.

■"갈 길 먼 완전고용"

완전고용은 일을 할 의사와 능력을 갖고 취직을 희망하는 자가 전부 고용되는 상황을 말한다.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상태이다. 과거에는 실업률이 6%선이면 완전고용으로 보았지만 최근에는 그 비율이 3~4%선으로 낮아졌다. 그렇지만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완전고용과는 꽤 거리가 멀다.

미국 실업률 추이(단위 %). 사진=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미국 실업률 추이(단위 %). 사진=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해 2월 3.5%, 3월 4.4%로 완전 고용 수준이었다.그러나  4월 14.7%, 5월 13.3%, 6월 11.1%, 7월 10.2%로 고공행진을 했다.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올들어 1월에는 6.3%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는 고용시장이 선되고는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수요를 나타내는 구인은 지난해 12월 말 657만2000명에서 1월 665만 명으로 7만40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구인률은 지난해 11월 4.4%에서 12월 4.5%로 높아졌다. 반면 감원은 24만3000명 줄어 지난해 말 181만명으로 감소했다. 감원률은 지난해 11월 1.4%에서 12월 1.3%로 떨어졌다.

완전 고용으로 가려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리디아 부수르는 "최근 고용동향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단기 전망이 여전히 코로나19 3차 확산 속에 하방으로 기울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제전문가들 대부분은 미 노동시장이 2023년까지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내 실업자 수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900만명 정도 더 많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7일 좌파 매체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우호적인 CNN인터뷰에숴 의회예산국의 최신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실업률이 추가 부양이 없을 경우 앞으로 수년간 높은 실업률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업률이 4%까지 낮아지려면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금 현재 우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의 완전고용) 노동시장에 접근하려면 먼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 받는 1조9000억 바이든 부양안

파월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과 함께 의회에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 달러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키라는 압박이 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은 재닛 옐런이 지난해 12월 1일 델라웨어주 월밍턴 인수위 본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VOA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은 재닛 옐런이 지난해 12월 1일 델라웨어주 월밍턴 인수위 본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VOA

옐런 재무장관은 CNN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내년에 완전고용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우리가 길고 느린 경기회복을 겪어야 할 필요가 절대적으로 없다"면서 "경제 패키지 가결되면 내년에는 완전고용을 되찾는다고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LPL파이낸셜의 선임 시장 전략가 라이언 디트릭은 "Fed는 사실상 의회와 민간 부문에 더딘 고용 회복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달초 소규모 경기부양안을 내놓은 공화당 중도파와 협상할 것처럼 보인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부양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규모 부양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의회에서 민주당 단독처리에 나서겠다는 뜻도 다지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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