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뭘 봤기에 셰브런 주식 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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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뭘 봤기에 셰브런 주식 샀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2.2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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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업체인 블랙록을 비롯한 금융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석유 메이저들 '빅오일'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투자자들도 석유회사 주식을 던지고 있는데도 버핏은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셰브런은 최근 주가가 상승했다고 하나 지난해보다 여전히 15%나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핏은 좋아한 애플을 일부 처분하고 석유메이저 셰브런 주식을 샀다.  버핏은 셰브런에서 뭘 봤기에 셰브런 주식을 샀을까? 경기회복 후 주가 상승을 내다보고 쌀 때 산 것일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야후 파이낸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지난해 4분기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석유메이저 셰브런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서류를 인용해 보도했다. 

■ 버핏, 세브런 주식 41억 달러어치 보유

버크셔가 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해 말 현재 버라이즌 주식 1억4760만 주를 확보하고 있다. 당시 시가로 86억 달러에 이른다. 이로써 버크셔는 버라이즌의 6대 주주가 됐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버핏이  석유메이저 주식 4840만 주, 41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셰브런 로고. 사진=셰브런
셰브런 로고. 사진=셰브런

셰브런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말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 주가는 폭락해 2006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순손실 55억 달러를 냈다. 주가는 회복됐다고는 하나 1년 전에 비해 15% 낮은 주당 95달러 수준이다. 다른 석유메이저와 달리 자사 수요 충족을 위해 필요한 것 이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투자를 하지 않고 석유시장 입지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버핏은 왜 셰브런을 골랐을까?

셰브런 주가 추이. 사진=CNN
셰브런 주가 추이. 사진=CNN

우선 셰브런은 버라이즌과 함께 배당을 많이 한다. 버라이즌과 셰브런은 배당수익률이 각각 4.4%와 5.5%로 버핏이 좋아할 만한 종목이다.

둘째,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회사다. 부채비율이 25%로 동종업계 최상이다.

원유 트레이더인 줄 파이낸셜(Joule Financial)의 퀸트 타트로(Quint Tatro)로 사장은 18일 CNBC에 "이 회사(셰브런)은 메이저 석유회사이며 부채비율이 25%로 동종업계에서 진짜로 좋은, 대차대조표가 최상인 형태의 회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셋째, 유가상승을 꼽을 수 있다. 셰브런은 겨울한파로 공급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유가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셰브런은 19일 전날에 비해 0.86% 오른 95.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셰브런 주가는 올들어 13.46% 상승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를 목전에 두는 수준까지 올랐다. 일각에서는 공급 제한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장기간 가격이 오르는 수퍼사이클(Super Cycle)이 원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에 도대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해보이는 주장도 있다.

트레이딩어낼러시스((TradingAnalysis.com) 토드 고든 (Todd Gordon)설립자는 18일(현지시각)  CNBC에 "유가가 17% 오르는 사이 셰브런 주식은  2월에만 12%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해 4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경제가 견실하게 회복할 것이며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는 경제가 강한 반등을 해 하반기 지속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밝혔다.

■ JP모건 전량, 웰스파고 대거 처분,애플 6% 축소

버핏은 또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와 PNC 파이낸셜 지분도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그의 사랑을 받았지만 허위 계좌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웰스파고 지분도 대거 처분했다.

버크셔는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웰스파고 지분 7495만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인 58%를 감축했다. US 뱅코프 지분 역시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 투자에 소극적인 버핏을 기술주의 세계로 안내하고 막대한 평가차익을 안겨 준 애플 지분도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버크셔는 공시서류에서 지난해 4분기 애플 지분을 약 6%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도 규모는 5716만주에 이른다.

이 같은 지분축소에도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한편 버라이즌 주가는 버핏의 매수가 알려진 뒤 시간외 거래에서 3% 가까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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