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인플레 목표 달성 3년 이상 걸릴 수도"...원자재발 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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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인플레 목표 달성 3년 이상 걸릴 수도"...원자재발 물가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2.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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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4일(현지시각) "통화정책 전환의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인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평균 2% 달성에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고용을 위해 갈 길이 멀다고도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의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머지 않아 소비자물가가 수직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Fed 동영상 캡쳐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Fed 동영상 캡쳐

■파월"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에 3년 이상"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Fed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더 많은 진전을 보기 전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조이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노동시장 최대 고용 근접,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  인플레이션 기대치 높은 수준 형성 등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얘기는 이 기간 동안 금리 인상도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급여를 받는 노동자가 (팬데믹 전보다) 1000만 명이 적다"면서 "최대 고용을 위해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어느 정도의 물가 상승은 계속 나타날 것이며 경기회복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폭이 크거나 지속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원자재발 물가상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가 ·곡물가격, 물가 상승 기폭제? 

특히 구리와 철광석 등 산업용 금속 가격과 곡물가격 상승은 가파르다. 구리와 철광석 가격은 신기록을 경신하고있다. 특히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산업용금속인 구리(전기동) 지난해 초 t당 5000달러 수준인 구리가격은 25일엔 95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수급부족으로 현재 배럴당 63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4월 20달러대인 것에 비하면 10% 이상 상승했다. 그런데 미국 산유량의 41%를 차지하는 텍사스주를 엄습한 한파로 유정이 동결되고 정전 등으로 정유공장이 가동을 중지한 데 땨른 공급 부족, 정유공장 재가동에 걸리는 몇 주간의 기간 등을 감안하면 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오는 3분기까지 배럴당 75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가 3분기에 75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 모습. 사진=RT/글로벌룩퍼프레스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가 3분기에 75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 모습. 사진=RT/글로벌룩퍼프레스

곡물 가격도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옥수수와 대두(콩) 가격은 전년에 비해 40~50% 급등했다.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오른 국제 곡물가격이 미국에도 영향을 미치면 햄버거,  빵 등 가공식품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Fed  목표치에 비해 낮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3%였다.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 상승과 같았다.  지난 12월 전달에 비해 0.2%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커진 것이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4%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1.5% 상승률을 조금 밑돌았다.

주목할 부분은 1월 소비자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견인했다는 점이다. 1월 에너지 짓는 전달에 비해 3.5%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지수는 7,4% 상승했다.  

또 주간 실질 임금도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간 기준 실질 임금은 전달에 비해 0.8% 증가했다. 주간 실질 임금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해서는 6.1% 나 늘었다. 1월 시간당 실질 임금은 전달과 같았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4%나 늘었다 . 인플레이션 급등을 위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고 할 만하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빌 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칼럼 등에서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너무 큰' 부양책이 한 세대 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런 점들을 염두에 뒀다고 할 수 있다.

파월 의장도 이를 모를 리 없는데도 물가상승에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못박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Fed의 입장은 달라질 수 있다. 아직은 고용이나 물가 상승률이 목표에 미달하지만 여름을 지나 하반기로 접어들어 경제회복에 탄력이 붙어 고용이 늘고 임금이 상승하고 소비자물가가 치솟는 등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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