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시장의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8일(현지시각) 장중 1년10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 예멘 반군이 세계 최대 석유운송기지를 공격하면서 공급감소 우려를 키운 탓이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석부텍사스원유(WTI)도 한 때 배럴당 68달러를 넘었다.
이날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장중 배럴당 71.3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은 것은 2019년 5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한때 배럴당 68달러까지 올랐다.
두 유종의 종가는 각각 68.50달러와 65.18달러였다. 전날에 비해 각각 0.45%, 0.26% 오른 것이다.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오름세를 타 2월 60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국제 유가가 오른 것은 세계 최대 석유운송기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걸프만 라스타누라 항 내 저장시설이 7일 예멘 후티반군의 탄도탄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라스타누라 항구는 하루 세계 원유수요의 약 7%인 650만 배럴을 선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원유 운송 터미널이다. 사우디 정부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원유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다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감산결정의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는 주요 은행들의 전망치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2분기 중 배럴당 75달러, 3분기 중 75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은행 UBS는 배럴당 75달러를 예상했는데 현재의 상승속도라면 예상보다 빨리 전망치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최대 상업은행 뱅크오브어메리카(BofA)는 지난달 국제유가가 수년 안에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BofA는 올해 유가전망을 수정하면서 브렌트와 WTI를 각각 연평균 60달러와 57달러로 종전 전망치보다 10달러 상향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