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청정기술 광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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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청정기술 광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03.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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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P 니켈 구리 탐사팀 칠레에서 캐나다 이전 발표
캐나다 정부도 30억 달러 자금지원
GM,포드 등 캐나다에서 전기차 생산 공약

"캐나다가 새로운 청정 기술 광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 금융시장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Financial Post)가 지난 10일 호주 광산업체 BHP가 니켈구리 탐사팀을 토론토로 이전하기로 한 데 대해 내린 평가다. 니켈과 구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가장 많이 늘고 있는 금속이다. 니켈은 전기차용 2차 전지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금속이다. 그동안 양극재 소재로는 주로 코발트가 쓰였으나 부정부패가 심하고 아동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은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주로 채굴되는 탓에 가격이 비싸고 윤리성에 어긋난다는 비난도 받았다.

2019년 기준 세계 국별 니켈 매장량. 사진=미국지질학회
2019년 기준 세계 국별 니켈 매장량. 사진=미국지질학회

반면, 니켈은 코발트에 비해 값은 싸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배선 등 곳곳에 쓰이고 있다. 니켈과 구리는 에너지 저장장치, 충전소와 관련 전력망 인프라스트럭쳐에 꼭 필요한 중요한 금속으로 떠오르면서 녹색 혁명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했다.

각국이 오는 2050년 탄소중립(탄소배출량과 감축량을 일치시켜 배출량을 없애는 것)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것도 두 금속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탄소중립 선언은 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생산을 늘리는 시대로 이행함을 뜻한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오는 2050년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리가 많이 들어가는 27조 8000억 달러 규모의 전력망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로라 타일러 BHP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마이닝닷컴
로라 타일러 BHP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마이닝닷컴

최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탐사개발회사협회(PDAC) 컨퍼런스에서 화상으로 참여한 BHP의 로라 타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니켈은 배터리 기술의 튼튼한 탈 것(워크호스)가 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 탈탄소화 노력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일러 CTO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량의 예상수요 충족을 위해 니켈생산은 약 네 배, 구리 생산량은 기하급수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그는 앞으로 몇년 동안 지하자원 탐사의 '황금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혁신과 신기술이 미래 자원을 개발하는 것을 도울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 헨리(Mike Henry) BHP 최고경영자(CEO)는 틈만 나면 회사는 니켈과 구리와 같은 미래 금속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고 그런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BHP는 2020년 42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106억 달러가 구리매출이었다. 

BHP는 2019년에는 에쿠아도르 카스카벨 구리금광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영국 상장사 솔골드(SolGold) 최대주주가 됐고 2020년 11월에는 25억 달러가 투입되는 칠레 스펜스 구리광산 확장계획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BHP는 최근에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50명의 탐사팀을  토론토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타일러 CTO는 이와 관련해 "최고 상품 시장에서 최고 자산을 갖기 위해서는 미리 보고 개발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지금으로부터 50년이나 100년 뒤 세상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HP는 앞서 자회사인 리오알그톰(Rio Algotom)을 통해 지난해 8월 캐나다 중소형 탐사업체 미드랜드엑스플로레이션과 퀘벡부 북부 니켈 탐사 자금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 당국도 전세계 탈탄소 움직임과 에너지 산업 전환의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캐나다를 청정기술 금속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해 12월 '전략 혁신 펀드'를 이용해 '넷제로가속기펀드( Net Zero Accelerator fund)에 3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와 필립 상파뉴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 사진=프랑수와 상파뉴 장관 트위터
프랑수와 필립 상파뉴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 사진=프랑수와 상파뉴 장관 트위터

프랑수와 필립 상파뉴(Francois-Philippe Champagne)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은 10일 PDAC 이안 맥케이(Ian Mckay)  최고경영자(CEO)와 가진 노변정담에서 "캐나다는 전기차 제조업에서 세계 지도국이 될 자리에 있다"고 역설했다. 상파뉴 장관은 "캐나다 재생가능한 전기로 생산한 전기, 숙련 노동력, 안정되고 예측가능한 법, 법치, 오늘날 가장 필요로로 하는 상품, 전기차용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풍부하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상파뉴 장관은 또 투자 기회라는 측며네서 캐나다의 유리한 점도 강조했다.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미국과 캐나다와 맺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북미의 공급사슬과 고객에 접근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상파뉴 장관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가 앞으로 몇년 안에 캐나다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타이러 CTO와 상파뉴 장관의 말이나 전세계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니켈과 구리와 같은 금속 수요 증가 전망을 보면 지하자원이 풍부한 자원부국 캐나다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니켈 가격은 최근 1만6000달러대까지 내려갔지만 결코 값싼 광물은 아니다.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니켈 채굴에서부터 배터리 생산에 이르는 일관 공정을 구축하려고 시도한다.  캐나다 역시 니켈광을 개발해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할 수 있지 않을까? 천연가스, 샌드오일 등 화석연료, 목재와 카놀라유, 밀 등 농산물 등에 경제가 크게 의존해온 캐나다는 니켈과 구리라는 2차전지 시대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금속의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의 탈탄소 사회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 캐나다에 축복을 가져다 주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면 착각일까? 아니길 바란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el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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