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퍼시픽철도, 250억 달러에 캔자스시티서던 인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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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퍼시픽철도, 250억 달러에 캔자스시티서던 인수의 의미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1.03.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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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전역과 미국에서 멕시코 이르는 2만 마일 T자형 철도망 구축

캐나다는 철도망이 잘 구축된 나라다. 승객은 물론 화물을 철도로 많이 운송한다. 그런데 철도 부문에서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캐나다 철도회사가 미국 철도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이 인수가 완료되면 캐나다 전역과 미국, 멕시코를 엮는 길이 2만 마일의 'T자형' 철도망이 구축된다. 캐나다에서 철도를 타고 멕시코까지 가고 각종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캐나다 퍼시픽 레일웨이'의 붉은색 기관차가 긴 화물차를 달고 달리고 있다. 사진=캐나다퍼시픽레일웨이
'캐나다 퍼시픽 레일웨이'의 붉은색 기관차가 긴 화물차를 달고 달리고 있다. 사진=캐나다퍼시픽레일웨이

캐나다 CBC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퍼시픽레일웨이(CPR)는 21일(현지시각)  현금과 주식 등 총 250억 달러의 거금을 지급하고 캔자스 시티 서던(KCS) 철도를 매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PR은 이번 거래에 따라 KCS 주주는 주당 CPR주식 0.489주와 현금 90달러를 받는다고 설명했다.KCS 주주들은 CPR 지분 약 25%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거래 규모는 부채를 포함해 총 290억 달러 규모로 KCS 기업가치를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종가(224.16달러)보다 23% 높은 275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CPR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 4450만 주를 발행해 약 86억 달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CPR의 부채는 약 2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 합병 후 출범하는 회사의 이름은 캐나디안퍼시픽캔자시시티(Canadian Pacific Kansas City, CPKC)다. 본사는 캘거리에 둔다. CPKC는 약 87억 달러의 매출과 거의 2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거대한 철도 기업이 될 전망이다. 키스 크릴(Keith Creel) CPR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6년까지 새 법인의 CEO 역할을 맡는다. 

키스 크릴 CPR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연설후 내려오고 있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CBC
키스 크릴 CPR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연설후 내려오고 있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CBC

키스 크릴 (CEO)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지난 2016년 이후 캐나다 기업이 미국 자산을 가장 많이 매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크릴 CEO는 "인수합병으로 코로나19 위기이후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는 북미로 공장을 되돌리려는 제조업체에게 운송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번 합병은 더 많은 트럭화물을 연료효율이 약 4배 높은 철도로 유인해 강력한 환경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는 2020년 중반 완료된다. 이렇게 되면 CPR은 캐나다 전역과 미국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2만마일의 T자형 철도운송네트워크를 갖춘다는 점에서 캐나다 시민과 알버타주는 물론,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제이슨 케니(Jason Kenney) 앨버타 주 총리는 즉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거래는 승인을 받으면 세ㅖ 최대 수출 고객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면서 앨버타주  최대 고용업체를 확장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케니 총리는 "합병 철로는 CPR이 미국 걸프만 등지에 직접 접근하게 하고 알버타의 에너지를 걸프만 정유공장에 운송하도록 하면서 철도 원유 운송의 경제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케니 총리의 말대로 북미 3국 전체를 횡단하는 유일한 철도망이 구축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캘거리에 본사를 둔 CPR은 캐나다 내셔널 레일웨이에 이은  캐나다 2위의 철도 사업자다. 붉은색 로고와 화물열차가 회사의 상징이다. 시가총액은 506억 달러에 이른다. CPR은 미국과 캐나다에 대륙횡단 화물 운송 철로를 소유, 운영하고 있다. 곡물 운송이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곡물 화물은 벌크 화물 수입의 약 58%, 전체 화물 수입의 약 24%를 차지했다. 석탄과 에너지와 에타놀, 비료,식품 등도 운송한다.

미국 철도회사 캔자스시티서던 운송망.사진=캔자스시티서던
미국 철도회사 캔자스시티서던 운송망.사진=캔자스시티서던

미국 미주리주에 본사를 KCS는 미국 중서부 철도네트워크인 캔자스시티의 사업기반을 이어받아 캔자스주와 미주리주 등 미국 중서부의 농장과 멕시코만 연안 공업 도시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는 회사다. 

캔자스시티서던(KCS) 소속 화물열차라 미국 애틀랜타와 조지아, 댈러스를 오가는 노선의 마지막 구간이 텍사스주 와일리(Wylie) 곡선 철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KCS
캔자스시티서던(KCS) 소속 화물열차라 미국 애틀랜타와 조지아, 댈러스를 오가는 노선의 마지막 구간이 텍사스주 와일리(Wylie) 곡선 철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KCS

이번 거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후 3국 간 무역이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 뒤 이뤄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 지도자들과 첫 통화를 하면서 무역에서 기후 변화에 이르는 문제를 논의했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는 각각 자동차,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과 식료품의 중요한 공급국이면서 곡물과 연료, 소비재의 주요 소비국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 협정이 오는 7월 통과되면 3국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국간 교역 강화를 철도망이 할 가능성은 대단히 농후하다.

인수합병 완료까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반독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다.CPR이 지난 2016년 노포크 서던 코프를 284억 달러에 인수하려다 포기한 것이나 2014년 미국 동부지역에 광범위한 철도망을 갖고 있는 CSX그룹과 합병 협상이 실패한 것도 반독점법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캐나다 최대 철도사업자인 내셔널 레일웨이가 1999~2000년 미국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소유한 벌링턴 노던 산타 페를 인수하려한 시도 역시 미국 반독점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KCS 이사회는  이번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두 회사는 미국 철도 노선 당국인 지상운송위원회(U.S. Surface Transportation Board)에 승인을 받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보했다. 남은 것은 이 위원회의 결정이다. 캐나다 경제의 활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으로 봐도 좋지 않을까?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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