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창사 41년 만에 자본 완전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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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창사 41년 만에 자본 완전잠식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4.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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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의 부채가 지난해 자산 규모를 넘어서면서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석유공사는 해외자산 매각과 내부 비용절감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 저유고.사진=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저유고.사진=한국석유공사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의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총 부채 규모는 19조 5293억 원,  같은 기간 자본금은 10조5390억 원으로 집계도했다.

한국석유공사 부채는 2006년 3조5000억 원대였지만 2011년 20조 원을 넘었다. 2017~2018년에는 17조 원대에 머물다가 2019년 18조1000억 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6월 말에는 19조5293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가 자본금을 넘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자본금은 납임자본금과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된다.

자본에 대한 부채의 비율인 부채비율은 2019년 말 무려 3415.48%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부채비율을 구할 수가 없다.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는 14조6685억 원으로 연간 이자만 4000억 원이 넘는다.

석유공사는 2018년 매출 3조1492억 원, 영업이익 5433억 6100만 원, 2019년 매출액 2조9299억 원, 영업이익 5714억 7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6월 말까지는 매출액 1조1281억 3100만 원에  5327억 8400만 원의 적자를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석유공사는 2015년 4451억1300만원 적자, 2016년 2145억 100만 원 적자를 낸 이후 2017년부터 3년간 흑자를 냈다.

한국석유공사 로고. 사진=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로고. 사진=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의 부채는 이명박 정부 시절 차입에 의존해 확장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4조8000억 원이 투입된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와 1조 원가량이 투입된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회간접자본(SOC) 연계 사업 등이 대표 사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두바이유 가격은 연평균 배럴당 42.29달러로 전년에 비해 33%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석유공사가 과거 배럴당 80∼100달러대 사들인 해외 유전 등의 자산가치도 낮아졌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부채가 앞으로 계속 늘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석유공사의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부채는 2024년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석유공사는 해외 자회사 매각과 내부 비용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 초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 지주회사 지분 50%를 전량 매각했다. 회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등 비우량 자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도 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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