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반도체 사업 강화…파운드리 투자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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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반도체 사업 강화…파운드리 투자 시나리오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4.22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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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겸 SK텔레톰 사장의 미래 생존 전략이다.파운드리는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가 향후 시장 판도를 뒤흔들 핵심사업으로 떠오르고 있어 SK의 투자행보에 재계와 전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 겸 SK텔레콤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 겸 SK텔레콤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월드 IT쇼에서 기자들을 만나 SK그룹의 새로운 투자 전략에 대해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이 공개로  파운드리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반도체 시장 전반에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 부회장은 하이닉스를 통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국내 팹리스 업체들 사이에 (대만)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다"면서 "여기에 공감하고 삼성도 파운드리를 하지만 저희도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내 팹리스 업체와 협력을 위한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직접 운영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파운드리 팹은 2개다. SK하이닉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D와 지난해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을 인수한 키파운드리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팹립스 시장을 겨냥해 팹설비를 중국으로 이전 중이다. 내년 초 작업이 마무리되면 청주 공장(M8)에 유휴 공간이 생긴다.

키파운드리는 청주에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8만2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M4팹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SK가 단기간에 국내 파운드리 규모를 키우기 위해 투자를 한다면 이들 두 곳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또 신규 투자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팹이 들어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라인을 신설하는 방안이다.SK하이닉스 용인 팹은 2023년 공사개시가 예정돼 있다. 

문제는 12인치 웨이퍼 제조라인과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파운드리 라인을 도입하는 데 조단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인수에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결국 SK에 자금여력이 있는지가 변수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10조3104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2위인 메모리 반도체 D래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 플래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하이닉스의 매출은 31조9000억 원이었는데 이 중 D램이 전체의 70.6%인 22조5000억 원이었고 낸드플래시는 23.4%인 7조5000억 원에 그쳤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했다.

결국 박정호 부회장의 투자 확대 발언으로 SK그룹은 향후 하이닉스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졌지만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인수는 아무래도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 뒤로 밀릴 공산이 있어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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