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株 초강세...글로벌 경기회복·조선업호황·중국 감산 '삼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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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株 초강세...글로벌 경기회복·조선업호황·중국 감산 '삼박자'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4.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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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강 관련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경기회복과 국내의 조선업과 건설업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연스런 현상이다.여기에 중국 최대 도시 탕산시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감산을 강제하고 있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경기회복이 백신접종으로 가속화한다면 철강재 수요는 늘고 철강기업들의 실적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철강주에 몰리고 있는 이유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세아제강과 휴스틸 등 철강업체들은 터지는 웃음을 참느라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증권업계는 철강주의 상승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투자 호기일 수 있지만 주가가 오른 게 문제라고 본다면 투자에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년간 포스코 주가 추이.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4월23일 17만1500원에서 1년 만인 올해 4월23일  5만5000원으로 107% 상승하면서 두 배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포스코
지난 1년간 포스코 주가 추이.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4월23일 17만1500원에서 1년 만인 올해 4월23일 5만5000원으로 107% 상승하면서 두 배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 등 철강주 일제히 상승

지난주 철강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주식시장에서 철강주 대장주인 포스코를 비롯해 거의 모든 종목들이 올랐다.

동국제강은 전날보다 14.39%(2950원) 상승한 2만34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피 200 구성종목 중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주에만 19.95% 올랐고 4월 들어서 이날까지 무려  71.79%, 올들어서는 무려 170.16%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가총액도 2조2379억 원까지 불어났다.

KG동부제철도 9.04%(1500원) 상승한 1만81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주가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KG동부제철은 이번 주 21.48%, 4월 들어 이날까지 18.3% 올랐다. 시가총액은 1조8102억 원을 기록했다. 동주제철 주가는 올들어 48.97%나 상승했다.

세아제강은 16.07% 오른 11만500원, 휴스틸은 11.54% 상승한 1만4500에 거래를 마쳤다. 세아제강은 올들어 21% 이상 올랐고 휴스틸은 무려 98.6% 급등했다. 

대장주인 포스코는 이날 0.71% 오른 35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는 4월들어 11.61% 오른 것을 비롯해 올들어 이날까지 무려 30.22%나급등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3.00% 상승한 5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1월4일 4만1200원으로 출발한 현대제철 주가도 올 들어 25%상승했다.

철강주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수십 퍼센트의 수익률을 냈다는 결론이다 나온다.

■철강주, 조선업과 경기회복 바람탔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철강주는 올 들어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주 급등은 글로벌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철강 수요가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철강수요 회복 특히 미국이 2조 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미국내 자동차와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철강재 수요가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급증하면서 조선용 강재인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체들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월20일 인도한 이중연료 추진 LNG운반 셔틀 탱커. 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급증하면서 조선용 강재인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체들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월20일 인도한 이중연료 추진 LNG운반 셔틀 탱커. 사진=삼성중공업

전방산업인 조선 업황도 좋아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곱힌다. 조선업은 선박 재료인 후판을 비롯해 각종 철강재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산업이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5만CGT(표준선 환산톤수·323척)로 전년 대비 148.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조선 강국 한국이 절반을 넘는 532만CGT(126척·52%)를 수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은 전년 동기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가운데 55만CGT(약 14%)에 그친 것에 비하면 무려 10배 육박하는 수치다. 조선 호황기인 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선박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3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주실적과 수출 증가는 그만큼 많은 철강재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철강 기업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주요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수요 증가→판매가 상승→이익 증가→주가 상승 선순환?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철강업계는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요증가가 철강업계 판매가격 인상, 이익증가, 주가 상승의 선순환 고리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 회복은 철강재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외 열연강판과 철근 내수가격 동향.사진=한국철강협회
국내외 열연강판과 철근 내수가격 동향.사진=한국철강협회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6일로 끝난 지난주 국내 열연 강판 유통가격은 t당 101만원으로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t당 100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0.7% 오른 것이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압연해 얇게 만든 강판으로 건축자재 등에 쓰이는 기본 제품이다. 

후판 유통가격도 전년 동기에 비해 53% 오른 t당 101만원을 기록했다. 후판 수입가격은 전년 대비 65% 급등한 99만원을 기록했다.후판은 말그대로 두꺼운 강판으로 조선 자재로 쓰인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수지 현황과 철강 원료가 상승 등을 종합 반영해 후판 가격을 인상키로 얼마 전 결정됐다"면서 "최근 철강제품 가격이 주춤했으나 중국 당산시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감산을 결정하면서 공급이 감소하는 것도 철강재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역시 1분기 열연 가격을 고객사별로 16만~20만원 인상했다. 4년간 동결된 후판가격도 국내 조선 3사와 t당 12만~13만원 올리는 데 합의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포스코의 철강재 평균판매 단가가 전 분기 대비 t당 약 8만원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인상은 곧바로 1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5520억 원(잠정치)으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48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펴면서 건설사들도 아파트 분양 물량을 늘리면서 국내 건설사에 철근을 공급하는 동국제강과 대한제강 등 중소 철강사의 실적도 호조세다. 올해 국내 철근 수요는 지난해 비해 약 5~10% 증가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7791억 원에서 1조4000억 원으로,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1625억 원에서 256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진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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