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셰브런,국제유가 급등으로 1분기 '놀라운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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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모빌·셰브런,국제유가 급등으로 1분기 '놀라운 실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5.01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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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국제유가 상승 덕분에 전문가들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높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27억 달러와 14억 달러의 순익을 냈다. 유럽 최대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쉘, 토탈 등 모두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올들어 30% 넘게 폭등한 데다 팬데믹 기간 한 피나는 비용 절감 노력 성과와 미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에 따른 화석연료 수요 확대 덕에 대규모 순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슨모빌 로고.사진=엑슨모빌
엑슨모빌 로고.사진=엑슨모빌

■1분기 엑슨모빌  27.3억 달러, 셰브런 14억 달러 순익

엑슨모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1분기에 순이익이 주당 64센트, 27억 30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에 6억1000만 달러, 주당 14 센트 손실을 냈다. 1분기 순이익은 조정치를 기준으로 하면 주당 65 센트였다. 리피니티브 설문조사에서 나온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평균 59 센트를 웃도는 좋은 성적이다.

엑슨 최대 사업부문인 석유탐사·생산 부문은 1분기 중 26억 달러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5억3600만 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석유화학 부문 순익은 1년 전 1억4400만 달러에서 올 1분기 14억 달러로 폭증했다.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1분기에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 가까이 폭증하며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가격 상승과 플라스틱 수요 확대가 석화부문 순익 급증세 바탕이 됐다.

정유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내기는 했지만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1년 전 6억1100만 달러 손실에서 이번에는 3억9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폭을 좁혔다. 텍사스주를 휘몰아친 겨울 폭풍으로 정유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면서 연료 수요는 폭증하고, 공급은 감소해 정제유 가격이 급등한 덕분이다.

엑슨이 팬데믹 기간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해 비용을 대거 감축하고, 부채를 큰 폭으로 줄인 것이 보탬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엑슨은 1분기 중 자본지출을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31억 달러로 줄였다.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돼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엑슨은 장기로는 실적에 부정의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단기으로 실적 개선에 효과가 큰 비용지출 감축을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자본지출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신규 프로젝트에 160억~190억 달러 정도만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비용을 80억 달러 줄인데 이어 2023년까지 추가로 30억 달러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다짐했다.

셰브런 로고. 사진=셰브런
셰브런 로고. 사진=셰브런

셰브런도 지난달 30일 1분기 놀라운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320억 3000만 달러에 순이익 13억 7700만 달러, 조정 순익 주당 92센트를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문가 예상치 303억 7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순이익은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했다.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2% 줄었지만 지난해 4분기 6억6500만 달러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마이크 워쓰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실적은 주로 경제회복에 따른 유가 상승 덕분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전에 비해 실적이 하락한 것은 지난 2월 남부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 여파에다 다운스트림 마진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양의 효과를 포함한 여러 요인 탓이라고 덧붙였다. 

셰브런의 원유상당량 생산은 1분기 312만 배럴로 1년 전에 비해 약 4% 감소했다. 미국내 업스트림(원유생산)에서 셰브런은 1분기에 9억 4100만 달러를 벌었는데 이는 지난해 2억 4100만 달러의  4배 수준이다. 

■유가상승이 석유메이저 실적 개선 일등공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빨라지고 경제봉쇄가 풀려 여행 등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면 원유수요 확대와 유가상승은 이들 석유메이저들에게 '생존'이른 혜택을 안겨다줄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달 29일 6주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지난달 30일 전날에 비해 2.2% 내린 배럴당 63.58달러,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1.9% 내린 배럴당 67.2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주간으로 2.3%, 4월 한 달간 약 7.5% 상승했고 브렌트유 가격 역시 주간과 월간기준으로 각각 1.7%와 5.8% 상승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국 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원유를 캐고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석유메이저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유가 상승 덕분에 호실적을 내면서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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