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 25년 만에 60%아래로 떨어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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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 25년 만에 60%아래로 떨어졌다는데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5.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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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이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 등 달러화 표시 자산 보유 규모를 줄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탈달러화 움직임이 거세다.달러는 여전히 각국 통화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그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적자국인데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9&10뉴스닷컴
미국은 세계 최대 적자국인데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9&10뉴스닷컴

10일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이히 닛케이)에 따르면 전 세계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 표시 자산 비중이 2020년 말 59%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이 60% 이하를 보인 것은 1995년 이후 25년 만이다. 닛케이는 "2001년 말 기준 70%가 넘었던 달러 비중이 점차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각국의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59.02%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달러 비중이 60%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1995년(58.96%) 이후 25년 만이라고 WSJ도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통화인 유로화 비중은 21.2%로 6년 만에, 일본 엔화 비중은 6%로 20년 만에 각각 최고를 기록했다고 WSJ은 전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환율 유지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나 정부 부채 변제 등에 대비해 외화 표시 자산 즉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다. 보통 신용도나 환금성이 높은 주요국의 국채나 금으로 보유한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1조 9000억 달러(약 2145조 원)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2조 2500억 달러(약 2500조 원)의 인프라 투자까지 내놓으면서 달러가치는 내려가고 다른 통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골드바. 사진=킷코뉴스
골드바. 사진=킷코뉴스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의 탈달러화 움직임도 가세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020년 말 기준 약 1조 700억 달러로 7년 전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 비중도 2017년 약 50%에서 2020년  20% 아래로 내려갔다.

4월30일 기준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5905억 달러로 일주일 전에 비해 0.2%(10억 달러) 증가했다.  러시아중앙은행( CBR)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은 23.3%로 2020년 19.5%에 비해 껑충 뛰었다.위안화 비중도 12.8%로 올랐다. 

반면, 달러의 비중은 전년에 비해 3.3%포인트 내린 21.2%, 영국 파운드도 0.2%포인트 하락한 6.2%, 유로 비중도 1.6%포인트 떨어진 29.2%를 기록했다.

터키와 브라질 등도 최근 몇 년간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고 있다.

달러의 빈 자리는 유로화나 일본 엔화가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유로 표시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21%로 6년 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엔화는 20년 만에 6%대로 올라섰다. 중국 투자가들은 지난해 2조 2000억 엔(약 22조 5,814억 원) 규모에 이르는 일본 장기채를 매입했다.
중국 은행원이 위안화 뭉칫돈 앞에서 위안화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위안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사진=CGTN
중국 은행원이 위안화 뭉칫돈 앞에서 위안화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위안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사진=CGTN

전 세계 외환보유액 가운데 중국 위안화 비중도 2%를 넘어섰다. 러시아의 전체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비율은 2017년 6월 0.1%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2.3%까지 확대됐다.

이런 추세는 달러 약세 전망이 이어지면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부채가 2051년에 미국 경제 규모의 2배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면서 중장기 경제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달러는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는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을 뿐 여전히 과반을 넘는 1위 통화이며 달러 보유액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지난 3분기에 6 939억달러에서  4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7조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세계 외환보유액은 12조7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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