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박' 4강전...DI동일, 동원시스템즈, 롯데알미늄, 삼아알미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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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박' 4강전...DI동일, 동원시스템즈, 롯데알미늄, 삼아알미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5.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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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2차 전지용 양극박 생산업체인 롯데알미늄 안산공장을 방문함으로써 양극박 산업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극박은 2차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 활물질을 지지하면서 전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소재로 알루미늄이 쓰인다. 반면, 동박은 음극재 지지소재로 얇은 판이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2차 전지 수요 증가에 따라, 전세계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는 2020년 9만 2000t에서 2021년 13만 5000t, 2025년에는 47만5000t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2차 전지용 알미늄 양극박 산업에서는 의류브랜드 라코스떼로 유명한 DI동일, 동원시스템즈, 삼아알미늄 등 4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중 DI알미늄이 가장 큰 선도기업이며 나머지는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DI동일 자회사 동일알루미늄 알루미늄박 시장 선도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알루미늄박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DI동일이다. DI동일은 숨은 2차 전지 사업 기대주로 꼽힌다. 원료 섬유소재 제조가 본업이지만 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이 알루미늄박을 생산한다. DI동일은 동일알루미늄 지분 90.4%를 소유하고 있다.

DI동일 연결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의 압연공정. 사진=동일알루미늄
DI동일 연결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의 압연공정. 사진=동일알루미늄

DI동일 자회사인 동일알루미늄은 1989년 4월 설립된 업체로 국내 2차전지 알미늄박 업체 중 가장 큰 업체이다.알루미늄박과 열교환기를 생산한다. 동일알루미늄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를 고객으로 하고 있다. 현재 4개의 라인을 보유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알루미늄 괴 압연→분리/재단→열처리(소둔)→코팅→포장 순으로 알루미늄박을 생산해 공급한다.

DI동일 총매출액과 알루미늄박 관련 매출액 추정. 사진=유진투자증권
DI동일 총매출액과 알루미늄박 관련 매출액 추정. 사진=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1개 라인 당 최대 매출액을 약 500억~600억 원으로 가정하면 현재의 생산능력으로  약 2400억 원 수준의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지난 해 관련 매출은 1522억 원이라면서 2021년에는 173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DI동일 알루미늄 매출액과 비중 추이. 사진=유진투자증권
DI동일 알루미늄 매출액과 비중 추이. 사진=유진투자증권

그는 동일알루미늄의 알루미늄박 매출이 2019년 1371억 원에서 2021 년 1734억 원, 2025 년 2679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상장사이고 향후 증설계획이 공개되지 않아서 보수적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박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4.6%에서 2020년 16.9%로 높이진 데 이어 2021년 17.9%, 2022년 18.7%, 2025년 22.6%로 높이질 것으로 한 연구원은 내다봤다.

동일알루미늄이 고객이 원하는 너비와 길이로 알루미늄박을 자르고 있다. 사진=동일알루미늄
동일알루미늄이 고객이 원하는 너비와 길이로 알루미늄박을 자르고 있다. 사진=동일알루미늄

한병화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사의 매출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동일알루미늄도 예상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 DI동일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33만 원을 제시했다.  

흠이라면 그의 예상은 빗나갔고 DI동일의 주가는 18만6000원으로 급락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4670억 원이다.

■롯데, 오는 11월 2만9000t 생산능력 갖춰

신동빈 롯데회장이 지난 15일 방문한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과 롯데알미늄 안산공장은 롯데변신의 최선두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알미늄은 국내 최대의 종합 포장소재 기업으로 알루미늄박, 약품·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2차전지용 소재와 친환경 포장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에서 2차전지 소재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한충희 롯데알미늄 소재사업본부장, 신동빈 롯데 회장, 손병삼 롯데알미늄 연구부문장.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에서 2차전지 소재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한충희 롯데알미늄 소재사업본부장, 신동빈 롯데 회장, 손병삼 롯데알미늄 연구부문장. 사진=롯데

이 공장은 2차 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앞서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9월 안산1공장의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이 증설작업으로 롯데알미늄의 2차 전지용 양극박 생산능력은 연간 1만1000t으로 확대됐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알루미늄박은 두께 12~20마이크로미터(㎛)로 대단히 얇다.

롯데알미늄은 1100억 원을 투자해 헝가리에도 2차전지 양극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 내 6만㎡의 부지에 연 생산규모는 1만 8000t이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11월 이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알미늄의 양극박 생산능력은 연간 2만 9000t으로 불어난다. 

동원시스템즈 2022년 연 8000t 생산능력 목표

국내 1위의 포장 기업인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에 있는 아산사업장에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 송의환 동원시스템즈 2차전지소재사업단장(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임직원이 2020년 11월4일 동원시스템즈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 증설 준공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동원그룹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 송의환 동원시스템즈 2차전지소재사업단장(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임직원이 2020년 11월4일 동원시스템즈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 증설 준공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동원그룹

동원시스템즈는 11월4일 충남 아산시 아산사업장에서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 증설 준공식을 열었다.  동원시스템즈는 2016년 2차 전지용 양극박 소재인 카본 코팅 알루미늄박, 음극박 소재인 카본 코팅 동박 등을 생산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동원시스템즈의 카본 코팅 알루미늄박이 적용된 2차 전지는 국내 업체를 통해 유럽 고급 스포츠카 업체인 페라리 사에 납품되고 있으며, 초극세 10마이크로미터(㎛) 알루미늄박은 애플의 모바일 디바이스용 2차 전지에 적용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독일의 세계적인 알루미늄박 생산 기계 업체 아켄바흐(Achenbach) 사에서 제작한 광폭 압연기를 도입해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동원시스템즈는 라인 증설에 약 25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2년까지 알루미늄 양극박 연간 생산량 8000t을 목표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는 준공식에서 "2차 전지용 부품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2차 전지용 부품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 설립된 삼아알미늄은 일반포장재와 2차전지 음극박재 등 알루미늄 압연제품과 가공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레토르트 파우치와 4.5㎛ 초극박 알루미늄,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집전체용 초고강도 양광 10㎛ 등을 개발했다.지난해 매출액은 1970억 원, 영업이익은 74억 원을 기록했다. 일본 경금속홀딩스가 100% 투자한 동양알미늄이 지분 33.40%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한남희 회장 겸 대표이사가 9.86%, 한갑희 7.29%, 하상용 대표 0.01%, 자회사 소이물산이 1.41%를 보유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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