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에 개인 달러 많이 샀다
상태바
원달러 환율 하락에 개인 달러 많이 샀다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5.17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외화예금 948억달러 역대 최대...개인 외화예금도 200억 달러 넘어서
미국 6조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 예정돼 있어 환율하락에 따른 개인 달러 매수 전망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개인들이 달러를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 중 달러 예금이 24억 3000만 달러 예금이 늘면서 전체 외화예금 증가 21억 달러를 견인했다. 개인의 외화예금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외화예금은 석 달 연속 늘면서 9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달러가 많이 풀리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올라간다면 개인들의 달러 매수에 따른 달러예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체별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사진=한국은행
주체별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사진=한국은행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4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거주자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을 말한다. 이들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이 거주자 외화예금이다. 

4월 거주자외화예금은 3월(927억 달러)보다 21억3000만달러 늘면서 직전 최대 기록인 지난해 12월(942억 달러)보다 많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0월 933억2000만 달러로 9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12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올해 1월 893억8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후 한달 만인 2월 900억3000만 달러로 증가로 전환한 뒤 3월과 4월 두 달 연속으로 증가했다. 

통화별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 사진=한국은행
통화별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 사진=한국은행

주체별로는 기업예금(747억9000만 달러)이 전달에 비해 14억6000만 달러 늘었고 개인예금(200억4000만 달러)은 6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개인 예금은 2017년 말 160억 3000만 달러, 2018년 말 148억 6000만 달러, 2019년 말 174억 5000만 달러, 2020년 말 198억 1000만 달러 등 줄곧 200억 달러를 밑돌았다. 올들어서도 3월 말 193억 7000만 달러였지만 4월에 6억 7000만 달러 늘면서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18억7000만 달러,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2억6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국내은행 외화예금은 4월 말 831억  3000만 달러, 외은지점은 117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통화 종류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817억8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24억3000만 달러 늘어났다. 반면 엔화 예금은 54억1000만 달러어치,  유로화 예금이 41억5000만 달러어치로 각각  각 1억1000만 달러, 2억 달러 줄었다.중국 위안화 예금도 17억 5000만 달러어치로 3000만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화 100달러 지폐 다발 더미. 사진=야후파이낸스
미화 100달러 지폐 다발 더미. 사진=야후파이낸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의 경우 기업의 수출대금과 해외채권 발행대금 예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개인의 현물환 매수 확대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면서 "유로화 예금은 증권사의 단기 운용 자금 인출, 일부 기업의 수입대금 결제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말 1달에 1131.8원에  4월 말 1달러에 1112.3원으로 한 달 사이에 19.5원이 떨어졌다. 즉 원화가치가 그만큼 오르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게 되면서 개인들이 달러 예금을 늘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환율이 하락하면(즉 원화가치가 오르면) 수출기업과 개인 등 달러를 보유한 거주자들은 달러가 비싸질 때까지(환율이 오를때까지) 기다리다 달러를 내놓기 때문에 외화예금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을 통해 달러를 풀 예정인 만큼 앞으로도 달러 가치는 더 내려가고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공산이 크다. 조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4월부터 개인 현금 지원, 실업수당 연장 지급 등을 포함한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인프라 투자 내용을 포함한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 과 인적 인프라 투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조 8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 발표했다. 총 6조 달러의 어마어마한 돈이 풀릴 예정으로 있는 만큼 달러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