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10년 사이 '최고'...물가상승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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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가격 10년 사이 '최고'...물가상승가속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6.0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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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요·브라질 공급 부족 겹쳐

세계 식량 생산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세계 식품 물가는 10년 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가라앉고 경기 회복으로 수요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네슬레와 코카콜라 등 음식료품 회사들은 원재료가 되는 설탕과 곡물가격이 오르자 판매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곡물 가격의 급등은 식품 가격의 인상,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옥수수 가격이 5월에 크게 오르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조사하는 곡물지수를 끌어올렸다. 사진은 북마케도니아의 옥수수밭에서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FAO
옥수수 가격이 5월에 크게 오르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조사하는 곡물지수를 끌어올렸다. 사진은 북마케도니아의 옥수수밭에서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FAO

유엔 식품농업기구(FAO)는 3일(현지시각) 월간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를 발표하고 5월 식량 가격이 가장 빠르게 올랐다고 밝혔다. 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육류, 낙농제품, 곡물, 유지류, 설탕 등 95개 주요 농산물의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매월 발표하는 가격지수로 2014~2016년 가격을 100으로 잡고 구한다.  

5월 식량가격지수는 평균 127.1로  4월에 비해 4.8%가, 그리고 1년 전에 비해 39.7%가 각각 상승했다. 5월 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명목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에 비해 7.6% 낮은 수준이다.

FAO는 "유지류와 설탕,곡물의  국제가격 급등이 식품가격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FAO 식품가격지수와 분야별 지수. 사진=FAO
FAO 식품가격지수와 분야별 지수. 사진=FAO

곡물가격지수(Cereal Price Index)는 4월에 비해 6% 상승한 133.1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 비해 89.9% 오른 국제 옥수수 가격 상승 탓이다. 옥수수 가격은 미국의 생산 증가 전망에 5월 하순부터 하락하고 있다.  

국제 밀가격도 월말에 하락했으나 전달에 비해 6.8% 상승했고 국제 쌀값은 보합세를 보였다.

설탕가격지수는 4월에 비해 6.8% 상승한 106.7을 나타냈다.  이는 브라질의 수확지연과 수확량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FAO는 설명했다.

육류가격지수는 2.2% 상승한 105였는데  중국의 수입 증가와  가금과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 증가 덕분에 거의 모든 종류의 육류 가격이 상승했다.

낙농제품가격지수는 120.8로 4월에 비해서는 1.8% 상승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8% 올랐다. 저지방 탈지우유와 전지분유에 대한 견실한 수요 덕분이었다. 반면 버터 가격은 뉴질랜드산 수출 증가로 거의 1면 만에 하락했다. 

FAO는 같은날  배포한 '올해 곡물수급동향'에서 올해 전세계 곡물 생산량이 2020년에 비해 1.9% 증가한 약 28억 2100만t으로 역대 최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3.7% 증가하는 덕분이다.

2021/22년도 세계곡물사용량(소비량)은 1.7% 증가한 28억 1600만t, 2021/22 수확기 말 재고는 0.3% 증가한 8억1100만t에 이를 것으로 FAO는 예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식량가격지수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곡물과 콩 수요 급증, 브라질의 심각한 가뭄, 바이오디젤용 식물성 기름 수요 증가 등 여러 요인들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식량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압돌레자 아바시앙(Abdolreza Abbassian) FA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매수 증가가 이어졌지만 브라질의 가뭄이 예상보다 심각해 타격이 컸다"면서 "현재의 가격 폭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두가 미국 날씨가 좋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시앙은 "코로나19에 따른 외식 감소가 서서히 풀리면서 사람들이 다시 식당에 가기 시작하면  음식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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