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가격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최고 0.2%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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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가격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최고 0.2% 상승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6.0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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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발표...5월 이미 2.6% 상승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그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최대 0.2% 상승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급락한 원자재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경기회복으로 급격히 오르면서 섹켸 물가상승률의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 안 쓰이는 곳이 없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탓에 '박사금속'으로 통하는 구리를 비롯해 니켈과 철광석 등 금속과 옥수수를 비롯한 농산물, 목재 등의 원재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률.사진=블룸버그/한국은행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률.사진=블룸버그/한국은행


한국은행은 9일 BOK 이슈노트에 실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배경 및 국내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원유와 금속, 곡물 가격 상승은 석유류와 금속 관련 제품, 외식 등의 가격에 영향을 주고 국내 소비자 물가를 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은 물가연구팀과 국제종합팀이 합동으로 작성했다.

한은은 "실증 분석 결과, 원자재 가격이 추세로 올라 상승률이 10%에 이를 경우 이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물가는 1년 이 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0.2% 상승한다"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일시 상승에 멈춘다면 원자재 가격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5%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은 관리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전월비 0.1%, 전년 동월비 2.6%를 기록했다.전년 동월 대비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폭이다.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급격히 오르면서 전세계에서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농산물이 전년 동월에 비해 16.6% 올랐고 석유류가 23.3% 오르면서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수입 중간재가격 상승을 거쳐 최종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만큼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원유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류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며 금속가격 상승은 금속 제품 등 관련 상품의 가격 상승을 통해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킨다. 국제곡 물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가격, 외식비 등을 통 해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주요 원자재의 소비자물가 파급 경로. 사진=한국은행
주요 원자재의 소비자물가 파급 경로.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보고서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4월 중 원유를 중심으로 급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상승해 대부분 품목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횡보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금속, 곡물, 목재 등 기타원자재가격의 경우 지난 하반기부터 시작한 상승세가 최근까지 이 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면에서는 주요국 제조업 생산활동 재개 영향과 품목별 개별 수요가 더해졌고 공급 면에서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시설 폐쇄(금속), 과잉재고 해소를 위한 감산(원유), 기상이변(곡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중국과 호주의 갈증 고조로 중국이 호주산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료), 철광 수입을 중단함에 따리 중국의 알루미늄·철강 공급 축소로 알루미늄·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또 원자재 가격 강세로 형성된 경제 주체들의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도 실제로 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인 김정성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연구팀 차장은 "원자재의 수퍼사이클(상품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수퍼사이클 진입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사이클 저점에서 미약하게 반등하고 있으나 정도가 크지 않고 최근 가격상승과 경기회복, 수급요인 등의 영향이 혼재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원자재 수퍼사이클(Commodity Super Cycles)은 원자재가격이 상당기간 에 걸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면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주요 경제권의 산업화, 기 술혁신 등이 원자재 수퍼 사이클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원자재 전문기관은 그린경제(Green Economy)가 향후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결정짓는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원자재 가격의 수퍼사이클 진입과 관련해 현재 상반된 견해가 병존하는데 이는 친환경 산업의 파급영향,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속성 등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다"면서 "자체 수퍼사이클을 시산한 결과를 보더라 도 원자재가격이 가장 최근의 사이클 저점에서 소폭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기반하여 수퍼사이클 진입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성 차장은 "앞으로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생산자물가나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물가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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