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에 중국 PPI 급등..세계 인플레이션 불에 기름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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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에 중국 PPI 급등..세계 인플레이션 불에 기름붓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6.1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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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데일리"인민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낮다"

전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달 9%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5월 PPI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의 원자재 가격 급등한 여파가 중국 시장을 본격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주요 원자재 가격 관리에 나섰다.

중국 지린성 장춘시에서 한 남성이 수퍼맛케에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신화
중국 지린성 장춘시에서 한 남성이 수퍼맛케에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신화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PPI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6.8%는 물론 시장 예상치 8.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9월 9.1%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 PPI가 상승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중국 PPI는 미중 무역전쟁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급격하게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았다.  

5월 PPI 상승률이 높은 것은 생산 자재 가격이 12%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채굴공업 가격이 36.4% 급등했고, 원자재와 가공 가격도 각각 18.8% 7.4% 올랐다.

주요 업종 출고 가격 상승도 한몫을 했다. 특히 석유·천연가스 출고 가격이 99.1%나 폭등했고, 철광석을 비롯한 흑색금속 제품의 출고 가도 48% 상승했다.

둥리쥐안(董莉娟)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5월 들어 원유와 철광석, 비철 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국내 수요가 안정되게 회복되면서 공산품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1.6%를 소폭 밑돌았지만 4월의 0.9%보다는 높아졌다.

주요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자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충격을 초래할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생산물가지수 상승은 각국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추가로 인플레이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크레디 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츠지크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 전역에서 치솟는 생산 비용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향후 (다양한 요인으로) 전 세계에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것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WB)은 "글로벌 경제 회복 추세에 빠르게 반응해 올해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6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조만간 터질 인플레이션 시한 폭탄을 깔고 앉아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중국 전문가는 물가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의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중칭대학 공공경제정보센터 룽 샤오보(Long Shaobo) 부소장은 "약한 소비자 수요와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기업의 가격인상 경향을 완화시킬 것인 만큼 PPI와 CPI 상승압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데일리가 같은날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4월 0.7%에서 5월 0.9% 상승했지만 중국내 수요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룽 부소장은 PPI 상승률도 원자재 공급 회복에 따라 앞으로 몇 개월 안헤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전 JP모건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중국의 연간 CPI상승률은 정부 예상 목표 약3%를 크게 밑도는 1.5%에 그칠 것인 만큼 정책금리는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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