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LBM, 북 위협에 균형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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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LBM, 북 위협에 균형점 될 것"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7.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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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해군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수중 바지선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의 SLBM 보유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균형점이 될 수 있다고 봐 주목된다. 한국군이 앞으로 잠수함에서 SLBM 발사시험에 성공한다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중 SLBM 기술을 보유한 최초의 국가가 된다. 한국 해군은 올해 안에 3000t 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 시험발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핵 추진 잠수함 건조와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개발을 공식화했다.

도산안창호함. 사진=대우조선해양
도산안창호함. 사진=대우조선해양

미국 민간연구기관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6일(현지시각)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향후 한국 해군에 SLBM이 실전 배치된다면 북한이 걱정할 군사 지렛대를 한국 측이 보유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한국 해군은 최근 수중 바지선에서 SLBM 사출시험을 벌였는데  현무-2B탄도미사일 개량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SLBM은 미사일 앞부분이 구형인 반면, 현무-2B는 뾰족한 형태여서 이번에 사용된 미사일 역시 구형으로 바꿨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형 수직발사대(K-VLS) 6기를 갖추고 있어  현무4-4 SLBM 6기 발사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산안창호급 배치-3은 수직발사대 10기를 갖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무-2B 미사일. 사진=CSIS미사일쓰렛
현무-2B 미사일. 사진=CSIS미사일쓰렛

RFA에 따르면,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북한의 SLBM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은 북한은 잠수함에 핵탄두 미사일 탑재를 목표로 두고 관련 개발을 이어 온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점에서도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하는 북한의 SLBM에 비해 합리적인 안보 자산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처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 보유를 추구하는 건 상대방 정부에 어느 때나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은 물론 적국의 특정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겠지만, 정부 차원의 민감한 위협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SLBM 개발에 대한 한국의 기술력은 정확도 등 여러 방면에서 북한의 역량을 훨씬 앞설 것으로 추정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엔젤로주립대 교수도 RFA에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고려할 때 북한의 SLBM보다 견고한 전략 자산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벡톨 교수는 한국이 현 시점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을 공식화하는 배경에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벡톨 교수는 "SLBM은 해안 방어를 위한 전술 잠수함이 아니다"면서 "이 같은 잠수함들은 궁극으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해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잠수함은 한반도 주변 군사 활동과 미국 본토 겨냥 등 공격 목적이 뚜렷하지만, 개발에 상당한 국방 지출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SLBM 개발을 한국이 굳이 현 시점에 공식화하려는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벡톨 교수는 꼬집었다. 

벡톨 교수는 한국 정부가 ‘킬 체인’, 즉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여 미사일 발사 전에 이를 탐지해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체제의 하나로 SLBM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현명한 선택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벡톨 교수는 RFA에 "수년간 저는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단 한 명의 한국인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면서 "지금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더 정교한 탄도미사일 체제를 개발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계에 참여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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