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정부 사게네이 LNG프로젝트 불허가 남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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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주정부 사게네이 LNG프로젝트 불허가 남긴 의미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07.2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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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프랑스어권 주인 퀘벡주가 사게네이(Saguenay)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건립을 허가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자원이 많은 나라인 캐나다, 그것도 퀘벡주가 이런 시설을 건립하면 LNG를 수출해서 많은 돈을 벌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을 아는 퀘벡주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려 그 이유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베느와 샤렛(Benoit Charette) 퀘벡주 환경부 장관은 21일 시민단체와 원주민 사회, 환경 전문가들의 반대해 퀘벡시 북부 샤게네이에 LNG시설을 건립하는 계획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에네르기 샤게네이' 프로젝트다.

CBC 등 언론들은 이로써 만약 승인됐다면 서부 캐나캐나다에서 퀘벡을 지나 샤게네이항을 거쳐 해외로 LNG를 수출할 수 있을 14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허공으로 날아갔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퀘벡주 주도 퀘벡시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샤게네이시를 흐르는 샤게네이 강 전경. 사진=CBC
캐나다 퀘벡주 주도 퀘벡시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샤게네이시를 흐르는 샤게네이 강 전경. 사진=CBC

프랑수와 르고 총리 정부는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이번 발표는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르고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알루미늄과 임산업에 주로 의존하는 지역경제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르고 정부는 프로젝트 무산에 다른 후폭풍을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르고 정부는 프로젝트 승인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내건 것이다. 첫째는 더 청정한 에너지로 이행하는 것을 도와야 하며, 둘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며, 셋째 공공의 지지를 충분히 얻어야 한다는 게 그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앞의 두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고 샤렛 장관은 밝혔다. 그러니 세 번째 조건 충족 여부는 볼 필요도 없었다고 한다.

샤렛 장관은 심지어 샤그네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프로젝트는 이점보다는 불리한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프로젝트 내용과 조사기관 조사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샤그네이 프로젝트는 온타리오 북부에서 시작해 퀘벡주 아비티를 거쳐 샤게이까지 이르는 782km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그 천연가스를 샤게네이항에서 가스 운반선에 선적할 수 있도록 액화하는 공장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었다. 

천연가스 수출을 위해 샤게네이까지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제안도. 사진=CBC
천연가스 수출을 위해 샤게네이까지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제안도. 사진=CBC

천연가스는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앨버타주 가스전에서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으로 생산한 것으로 트랜스캐나다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하다 샤게네이로 빠지는 파이프라인으로 운송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3월 퀘벡주의 독립 환경 평기기관이 내놓은 보고서가 프로젝트 추진에 결정타를 날렸다.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800만t에서 늘릴 것이라게 골자였다. 르고 정부가 내건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함이었다. 르고 정부가 처음의 열렬한 지지의사를 철회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연방정부는 한술 더 떴다. 지난달 이 프로젝트에 따라 샤게네이 강을 오갈 수많은 대형 가스 운반선들이 흰돌고래(beluga whales)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주에는 3개 이누족 사회도 환경 영향을 들어 반대한다고 밝혔다. 에시핏 이누족 협의회 의장은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친환경이 아니다"고 비판하고 "동식물과 환경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배치된다"고 반대이유를 말했다.

 퀘벡주 주정부나 이번 사업을 추진해온 기업 관계자들은 입맛이 매우 쓴 것처럼 보인다.  샤렛 장관은 "21일 결정은 LNG공장에 대한 것이지 가스관 건립에 대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스공장이 없다면 파이프라인 건설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추진한 GNL퀘벡은 즉각 성명을 내고 "정부 발표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앨버타주의 많은 사람들도 낙담했을 게 분명하다. 

퀘벡주 정부의 결정은 돈과 환경 중 환경을 택일 결정이다. 퀘벡주 주정부, 샤게네이시는 일자리 창출보다는 환경을 중시하는 시민의견을 겸허히 수용했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이는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압 파쇄법으로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이를 운송하며 다시 액화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 에너지를 수력과 태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모두 충당할 수 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이미 에너지 평가 기관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늘어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아쉽더라도 천혜의 자연조건을 후대에 물려주려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퀘벡주는 알루미늄 프로젝트와 임산업 투자도 하고 있는 만큼 이런 원칙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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