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반기 실적 효자는 '님(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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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반기 실적 효자는 '님(NIM)'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7.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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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전망..4대 은행만 8조 달성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시 이자수익 급증 전망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약 8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조 원은 이들 금융그룹의 지난해 전체 당기순익의 75%에 이르는 규모이며 국내 금융 역사에서 은행그룹이 이러한 이익을 낸 적은 없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사옥 전경.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 사옥 전경. 사진=KB금융그룹

예금 금리는 제자리인데, 대출 이자는 훌쩍 뛰며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됐다.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2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들은 중간배당을 하며 투자자들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창립이래 처음으로 주당 750원, 하나금융 700원, 우리금융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신한금융도 실적발표와 함께 중간배당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2분기 1조 2043억 원 등 상반기에 총 2조474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은 1조7532억 원, 우리금융 1조4197억 원, 농협금융 1조2819억 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7일 실적 발표를 하는 신한금융도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1분기기에 1조1919억 원의 순이익을 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금융그룹의 실적을 견인한 게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이었다면 올해는 핵심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다.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를 포함한다.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은 견조한 여신성장 등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증가한 반면, 주식거래대금과  은행 신탁판매 감소에 따른 순수수료이익 둔화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 축소 영향 등으로 전분기(1조 2700억 원) 대비 5.2% 감소하였으나 희망퇴직비용 등 주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우 전분기 수준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4226억 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동기(1조2468억 원)보다 순이익이 14.1% 늘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2019년 상반기에 비해 순이익이 줄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1조2530억 원)이 전년 동기(1조630억 원)보다 17.9% 늘었고, 우리은행도 상반기 순이익(1조2830억 원)으로 전년 동기(6820억 원)보다 88.1% 늘었다.  
 
NIM 상승이 가장 가파르게 개선된 은행은 하나은행이다. 지난해 4분기 1.28%, 올해 2분기 1.41%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51%→1.56%로, 우리은행은 1.29%→1.37%로 상승했다.

NIM이 올라간 것은 우선 대출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시중에 유동성이 흘러넘치면서 상대적으로 이자를 덜 줘도 되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5월(374조2654억 원) 1년 전(294조9777억 원)보다 27%나 늘어났다. 
 
반면 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5월 2.81%에서 올해 5월 2.89%로 올랐다. 반면 수신금리는 같은 기간 1.07%에서 0.83%로 떨어졌다.
  
이러니 은행들이 돈을 남기지 않으면 이상하다. 은행들이 순이자이익이 늘면서 27일 발표될 신한금융 실적까지 포함하면 5대 금융그룹이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자이익만 20조원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순이자이익은 KB금융(5조4011억 원), 하나(3조2540억 원), 우리(3조3226억 원), NH농협(4조1652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그룹 로고.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로고.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출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4.4% 성장했고, 핵심 저비용성 예금은 전년 말에 비해 10.6% 증가하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돼 ..이자기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 증가한 3조 3,226억원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한은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은행의 이자이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72%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자연스레 오른다.  NIM 개선이 뒤따를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여기에 증권·보험·카드 등으로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 데다,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 이익 등도 꾸준히 늘고 있다.
  
변수도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도 있다. 
 
한구투자증권의 백두산 연구원은 하나은해으이 목표주가 6만2000원과 매수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은행 실적이 NIM과 건전성 관리로 견실한 가운데 비은행 부문의 체질개선과 역량 강화하 차별화된 순이익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두산 연구원은 국민은행에 대해서도 "하반기는 비이자 이익과 건전성 측면에서 개선될 여지가 크고 NIM도 금리인상에 맞춰 상승할 전망"이라며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7만2000원을 유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최정욱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NIM이 정체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그룹 수수료 이익이 1분기보다 줄었지만 1조원대를 기록했다"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85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정욱 연구원은 특히 KB금융은 올해 계속된 실적 호조로 연간 순이익이 4조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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