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에 하반기 매파 톤 고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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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상승에 하반기 매파 톤 고수 전망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7.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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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포커스 "기대인플레이셙과 금융분균형 크다"평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인 만큼 한국은행이 매파(통화긴축,금리인상 선호)의 톤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기대인플레이션은 연말 2% 중~후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파의 태도를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한은은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한국투자증권의 김예인 연구원은 26일 '매크로 포커스 위클리'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하반기 디대인플레이션 회복 국면은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실질금리 하방압력에 금융 안정 측면에서 통화정책 정사화에 대한 시급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투에 따르면,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기대인플레이션은 설문조사나 금융시장에 기반해 추정된다. 통화정책과 연결되는 변수인 만큼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직접 서베이를 통해 작성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대표적이.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은 연초 1.8%에서 6월 2.3%까지 빠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실제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간 시차 상관관계를 보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기대인플레이션에 선행성을 띈다"면서 "실제 인플레이션이 기대인플레이션에 0~3개월 선행하는 경우 실제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그랜저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이 앞으로의 물가 정보보다는 최근 1~3개월 동안 실현된 물가 수준을 바탕으로, 즉 과거 지향적인 방식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 상승에 1분기 1.1%에서 2분기 2.5%로 훌쩍 뛴 가운데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로 2% 내외 정도로 예상된다고 김 연구원은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018년 연평균 1.5%, 2019년 0.4%, 2020년 0.5%에 그쳤으나 2021년 들어 월별로 2%대를 웃돌고 있다.

소비자물가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소비자물가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그는 서비스 부문에서 누적된 원가 부담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서비스 생산자 물가 상승은 소비자 물가에 6~10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이미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도 유지되면서 하반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력이 큰 집세 부담도 가파른 주택 가격 오름세에 따라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연말 2% 중~후반의 상당한 높은 수준까지도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인플레이션 회복 국면에서 지난해 5월 명목 기준금리가 역사적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에도 실질 정책금리는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6월 실질 정책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인하 사이클 이래 가장 낮은 마이너스 수준이다.

저금리는 가계의 부채와 위험 자산 투자 증가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 위기 이후 실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가계 금융 자산 중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비교했을 때 주식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따라서 하반기 금리 조정이 없다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실질 기준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의 이유로 꼽히고 있는 금융불균형이 더 심화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반면, 최근 바이러스 재확산과 거리두기 최고 단계 시행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셈법은 다소 복잡해지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김예인 연구원은 "아직까지 예정대로 하반기 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 무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수출과 투자가 견고하고 모빌리티지수를 보면 이번 4차 유행에서 소비 중심의 내수에의 충격도 지난 1~3차 유행과는 다르게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큰 틀에 변화가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질 여지가 있는 금융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차원으로 한국은행은 '시장과의 소통 측면에서' 매파의 톤을 고수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사실상 한 두 번의 금리인상으로 금융불균형 문제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면서 "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통화정책의 목적은 금융 환경 변화를 예고함으로써 가계부채 증가 속도나 위험 추구 행위를 완화시키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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